"비영리봉사단체가 단순히 봉사만 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이제는 비영리단체도 기부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신뢰를 얻는 투명 경영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모금액 20억에서 200억으로 10배 성장.국제아동권리기관 세이브더칠드런(회장 김노보, www.sc.or.kr)의 5년간의 성적표다. 6일 삼일투명경영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한 김노보 회장은 폭발적 성장의 비결은 `투명경영`에 있었다고 강조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29개 회원국이 전 세계 120여 국가에서 아동의 생존, 보호, 발달 및 참여의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 국적, 종교, 정치적 이념을 초월하여 활동하는 국제아동권리기관이다. 김 회장은 한국 세이브더칠드런과 한국어린이보호재단이 합병하여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가 된 지난 2004년 이 단체와 인연을 맺었다.
"당시에는 모금총액이 20억 정도로 그중에 개인기부금은 5억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두 단체 모두가 모금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김 회장은 취임하자 마자 기업에 의존하던 후원시스템을 개인 위주의 모금시스템으로 개혁했다. 기업 후원금은 자신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토록 하는 등 조건이 까다롭고 광고 목적이 너무 강해서 실제 구호활동에 어려움이 많았다는 것. 대신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의 봉사프로그램을 대중에게 홍보하고 정보공개를 통한 투명한 예산집행에 역량을 집중했다.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올해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가 모금한 약 200억원 중 개인기부는 전체의 3분의2를 차지한다. 4~5000명에 불과하던 개인기부자 수는 이제 14만명이 됐다. 이중 주목할 부분은 온라인 모금 비율이 60%이상이라는 것. 김회장은 `네티즌 수사대`라고 불릴 정도로 혹독한 검증을 거치는 네티즌들에게 신뢰를 주는 봉사단체임을 어필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한다.
"온라인 상에서 원하는 기부자들은 저희가 사용한 전표 1장까지도 열람이 가능합니다". 이렇게 된데는 2003년 도입한 ERP(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이 큰 역할을 했다.ERP시스템을 통해서 직원들 모두는 본인 또는 타 직원이 모든 예산 사용 내용을 열람할 수 있다.또한 위탁관리를 맡고있는 15개 별도기관에도 ERP시스템을 설치했다.이를 통해 내부적으로 자연스러운 회계통제를 유도한다. 세이브더칠드런의 전세계 지사가 공통으로 적용하는 감사 기준을 매뉴얼화해서 예산 집행시에 항상 따르도록 했다.
외부 정보 공개제도도 보강했다. 내외부 감사 결과 및 재무정보 등을 법인 홈페이지에 공시하고 일반인들에게도 소식지와 연차보고서 등을 공개한다. 잠재적 후원자를 끌어오기 위함이다. 향후 추진 중인 사업 내용도 공개해서 외부 기부자가 의문을 가질 경우 언제든지 답변을 하도록 했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지정프로젝트의 고액후원자들에게는 별도의 사업결과 보고서를 제출해서 기부자가 사업 과정에서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했다. 김 회장은 "결과보고서 외에도 사업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일들을 기부자에게 보고한다"며 "구호 집행 과정을 보고하는 것만으로도 기부자가 보람을 느끼며 신뢰관계는 더욱 증진된다"고 힘줘 말했다.
김회장은 "비영리기관의 투명경영에 대해서 시상하는 건 삼일투명경영대상이 유일하다. 앞으로 삼일투명경영대상이라는 또 하나의 기록을 발판으로 기부자에게 신뢰를 쌓는 제2의 도약의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올해로 2회째인 삼일투명경영대상은 삼일회계법인과 삼일미래재단이 주최하고 매일경제 신문사가 후원한다. 지식기부의 일환으로 기부자들의 의사결정에 중요한 판단기준인 비영리공익법인(NPO)의 책무성과 투명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기부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제정됐다. 참여한 비영리 법인들은 기부금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공시하는지 , 재단 윤리 경영을 통해 사회 책무성을 실현하는 지를 기준으로 3개월간 심사를 받는다.
행사에는 서태식 삼일미래재단 이사장, 주인기 연세대 경영대 교수, 윤병철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등 내외빈 70여명이 참석했다.
심사위원장인 윤병철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은 "대상으로 선정된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는 정보의 적시성이 매우 우수하였으며 이용자들의 편의성을 위해 정보를 체계적으로 분류한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직원 윤리헌장을 홈페이지상에 공개해 신뢰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고 다양한 사업프로그램을 통해 사회 전반의 잠재적인 기부자의 참여를 이끌어낸 점 역시 높은 평가의 배경이 됐다고 그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