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리튬, 코발트, 구리, 철, 아연, 알루미늄 등 여섯 가지 주요 원자재 의존도가 높다. 제조업 기반의 기업뿐만 아니라, 기술, 에너지, 운송, 건설, 인프라, 소비재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필수적으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여섯 가지 주요 원자재는 기후 변화로 인해 생산 중단의 위험에 놓여있다. 원자재 생산이 소폭 감소해도 공급망을 통해 연쇄적으로 가격 및 원자재 접근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기업의 리더는 기후 변화로 인해 생산에 차질이 예상되는 글로벌 주요 원자재의 현황을 파악하고, 기업 운영상의 리스크가 없는 확인하고 이에 대한 사전 조치를 취해야 한다.
특히, 이 보고서는 산업 전반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여섯 가지 원자재의 주요 생산국인 APEC(미국, 캐나다, 중국, 호주, 페루, 칠레, 멕시코)을 중심으로 원자재 생산에 대한 기후 리스크를 심층적으로 다룬다.
리튬, 구리, 아연의 세계 최대 생산국은 APEC에 속한 국가다. 따라서 APEC 국가에서 기후 변화로 인해 원자재 생산이 중단될 경우 글로벌 공급망에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PwC는 이번 보고서에서 기후 변화가 원자재 생산에 미치는 영향 2가지를 중심으로 조사했다. 첫 번째 영향은 근로자들의 야외 근무를 방해하는 ‘열 스트레스’이며, 그 다음 부정적인 영향은 이러한 원자재 채굴 및 가공에 필요한 ‘물 부족(가뭄)’이다.
보고서는 기업의 리더가 기후 리스크에 대해 이해하고, 이러한 리스크를 관리하고 회복력있는 공급망 구축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의 사례 연구를 통해 기업 리더가 실질적으로 취할 수 있는 조치에 대해 소개한다.
① 호주, 중국, 페루, 칠레, 캐나다 등 APEC 회원국은 이번 연구에서 다룬 여섯 가지 원자재의 세계 상위 3대 생산국가다. 특히 리튬, 구리, 아연은 세계 3대 생산국이 모두 APEC 회원국이다.
② 세계 1위, 2위의 구리 생산국인 칠레와 페루의 구리 광산은 탄소 배출을 크게 줄이는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도 극심한 가뭄 위험에 직면해 있다. 동 시나리오에서는 2050년까지 페루의 구리 생산의 41%가 상당한 가뭄 위험에 노출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재의 0%에서 증가한 수치다. 마찬가지로, 칠레의 구리 생산에 대한 가뭄 위험도 2050년까지 세 배 이상 증가한다.
③ 세계 1위와 3위의 리튬 생산국인 호주와 중국의 리튬 광산도 마찬가지로 탄소 배출이 빠르게 감소하더라도 심각한 가뭄 위험에 직면할 전망이다. 2050년까지 호주의 리튬 생산의 68%, 중국의 리튬 생산의 70%가 상당한 가뭄 위험에 노출될 것이며, 이는 현재 두 나라 모두에서 0%에서 증가한 수치다.
④ 호주는 세계 1위의 철과 보크사이트(알루미늄) 생산국이며, 아연과 코발트의 2위 생산국이다. 호주에서 생산되는 원자재는 가뭄, 열 스트레스, 또는 두 가지 모두에서 심각한 위험에 직면해 있다. 예를 들어, 현재는 호주의 보크사이트(알루미늄) 생산지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위험한 수준의 열과 습도에 노출되지 않지만,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 증가하면 열과 습도 위험에 노출되는 비율이 46%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⑤ 낙관적인 저배출 시나리오에서도 대다수의 원자재는 열 스트레스와 가뭄으로 인한 위험 수준이 증가할 것이다. 이는 기후 변화를 방지하기 위해 탄소 배출을 감축하는 동시에 변화하는 기후에 적응하는 것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⑥ 기후 변화가 야기하는 원자재 리스크 수준은 점차 증가하고 있어, 비즈니스 리더는 이러한 위험을 관리하고 사전에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⑦ 원자재 리스크를 사전에 대비하기 위한 3가지 고려 사항
글로벌 경제는 APEC 회원국에서 생산되는 6가지 필수 원자재에 의존하고 있다.
호주의 리튬 광산에서 칠레의 구리 광산에 이르기까지, APEC 회원국은 이러한 필수 원자재의 세계 최대 생산국이다. 호주, 중국, 페루, 칠레, 캐나다 등 APEC 회원국은 이번 연구에서 다룬 6가지 원자재의 세계 상위 3대 생산국에 속한다.
특히 리튬, 구리, 아연의 경우 세계 상위 3대 생산국이 모두 APEC 회원국이다.
2020년 기준 글로벌 생산 비율
Source: CapIQ, FAO, PwC analysis
동 보고서는 호주, 미국, 중국, 페루, 칠레, 캐나다, 멕시코 등 APEC 7개 회원국에서 생산된 원자재에 대한 기후 리스크를 분석했다.
열 스트레스는 근로자들의 야외 근무를 어렵게 하거나 심지어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다. 가뭄의 경우 원자재 채굴에 문제가 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1킬로그램의 리튬을 생산하는데 수천 리터의 물이 필요하다.
가뭄과 열 스트레스 리스크를 상당한 위험(Significant), 높은 위험(High), 극심한 위험(Extreme)으로 분류했다.
가뭄 리스크 수준
참고: 여기서 사용하는 'significant'(상당한)라는 용어는 통계학에서 사용하는 '유의미한'과는 다른 의미다. 심각한 가뭄은 다중 척도 가뭄 지수인 표준화 강수-증발산 지수(SPEI)에서 -1.5 이하의 값으로 정의된다.
열 스트레스 리스크 수준
출처: 록펠러재단 회복력센터(Rockefeller Foundation Resilience Center)의 "Extreme heat: Economic and social consequences for the US" 2021년 보고서 인용. WBGT는 Wet Bulb Globe Temperature의 약자로, 열과 습도를 측정하는 지표, 기관이나 국가에 따라 WBGT 기준은 다를 수 있으며, 보통 25°C이상이면 장시간 신체활동이나 노동 시 주의 필요
2020년 기준으로 2035년, 2050년의 기후 리스크를 식별했다. 글로벌 탄소배출량 감축 시나리오에 따른 원자재 리스크 분석을 위해 유엔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IPCC)의 2가지 시나리오를 활용했다.
원자재 생산 수준과 위치가 동일하게 유지된다고 가정한다. 향후 원자재 생산 위치와 양이 어떻게 변할지를 예측하려고 하지 않으며, 동 보고서에서는 현재 생산 위치와 생산량을 사용한다. 이 접근법은 오늘날 APEC 기반의 원자재 생산이 기후 변화로 인해 점점 더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방식을 예측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동 보고서의 분석은 실제 공급 차질이 아닌 위험 노출 정도를 제시한다. 전체 공급 중 상당한, 높은 또는 극단적인 수준의 열 스트레스나 가뭄에 노출될 수 있는 비율을 추정한다.
생산량이 얼마나 감소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양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원자재 생산자들은 기후 문제로부터 비즈니스 운영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번 조사에 따른 분석 결과는 아래와 같다.
호주에서 생산되는 6가지 원자재 모두 열 스트레스, 가뭄 또는 두 가지 리스크 모두 해당하는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 가뭄의 경우, 위험은 매우 낮은 수준에서 증가하고 있어 광산 회사들이 이러한 위험을 관리하는 데 익숙하지 않을 것이다. 현재 호주에서 생산되는 6가지 원자재 중 상당한 수준의 가뭄 위험에 직면하지 않았지만, 저탄소 시나리오에도 불구하고 2050년까지 6가지 원자재는 일정 수준의 상당한 가뭄 리스크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튬은 6가지 원자재 중 가장 극심한 리스크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호주는 세계 1위의 리튬 생산국이다). 현재 호주의 리튬 생산은 상당한 가뭄 위험에 직면하지 않았으나, 저탄소 시나리오라는 긍정적인 상황에서도 2050년까지 호주의 리튬 생산지의 68%가 상당한 가뭄 위험에 직면할 것이다.
호주: 리스크에 노출된 원자재
Source: Protecting People and Prosperity
Source: Protecting People and Prosperity
※차트는 기후 리스크에 노출된 특정 원자재의 호주 전체 생산량의 비율(리스크에 노출된 호주 광산 비율이 아님)
중국에서 생산되는 원자재는 가뭄 위험에 직면해 있다. 중국은 리튬, 구리, 철의 세계 상위 3대 생산국이며, 이러한 원자재 모두 가뭄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한 수준 이상의 가뭄 위험에 직면한 중국의 리튬 생산 비율은 현재 0%에서 2035년까지 70%로 증가한다.
중국: 리스크에 노출된 원자재
Source: Protecting People and Prosperity
Source: Protecting People and Prosperity
페루는 세계 상위 3대 구리 및 아연 생산국 중 하나다. 분석에 따르면, 페루의 구리와 아연 생산에 대한 열 스트레스 위험은 증가하지 않지만, 가뭄 위험은 상당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35년까지 페루의 구리 생산의 41%와 아연 생산의 10%가 상당한 수준 이상의 가뭄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현재 두 원자재 모두 가뭄 위험에 노출될 수준은 0%이다.
페루: 리스크에 노출된 원자재
Source: Protecting People and Prosperity
캐나다도 마찬가지로 열 스트레스 위험에 노출되지는 않지만, 가뭄 위험은 상당히 증가한다. 고탄소 시나리오에서는 2050년까지 캐나다에서 생산되는 구리의 34%와 아연의 38%가 상당한 가뭄 위험에 직면할 것이며, 이는 현재 0%에서 증가한 수치이다.
캐나다: 리스크에 노출된 원자재
Source: Protecting People and Prosperity
멕시코 역시 전례 없는 수준의 가뭄 위험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탄소 시나리오에 따르면, 2050년까지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아연의 52%, 철의 65%, 구리의 87%가 상당한 가뭄 위험에 직면할 수 있으며, 이는 현재 0%에서 증가한 수치다. 추가로, 2035년까지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철이 직면한 열 스트레스 위험은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 리스크에 노출된 원자재
Source: Protecting People and Prosperity
미국에서 생산되는 아연은 앞으로 몇 년 동안 가뭄 위험이 소폭 증가하지만, 구리는 현재 거의 0%에서 2050년 고탄소 시나리오에서 생산량의 98%가 높은 가뭄 위험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철은 현재 0% 정도의 가뭄 위험에 노출되었으나, 2035년까지 83%까지 가뭄 위험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아래 도표와 같이 고탄소 시나리오에서는 기후 변화가 더 심해짐에 따라 강수량이 증가할 수 있어 2035년 이후 가뭄 위험이 감소할 수 있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구리는 애리조나, 네바다, 뉴멕시코와 같은 고온 지역에서 채굴된다. 동 보고서는 온열지수(WBGT)를 활용하여 온도와 습도의 결합 효과에 따른 열 스트레스 리스크 정도를 제시한다. 그러므로 이러한 주들은 상대적으로 건조하기 때문에 열 스트레스 위험은 낮지만, 이 지역에서의 고온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높은 온도는 여전히 작업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적절한 대책이 필요하다.
미국: 리스크에 노출된 원자재
Source: Protecting People and Prosperity
2050년 고탄소 시나리오에서 미국에서 생산되는 철강이 직면한 가뭄 위험이 2050년 저탄소 시나리오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는 미국의 많은 철이 오대호 지역(Great Lakes region)에서 생산되기 때문이다. 이 지역은 기후 변화가 심화됨에 따라 강수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즉, 기후 변화가 심해져도 오대호 지역에서는 오히려 강수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철에 대한 가뭄 리스크는 낮아질 수 있다. 이는 일반적으로 기후 변화가 심화되면 가뭄 리스크가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반대되는 결과이다.
원자재 생산 담당 기업은 이제 기후 변화에 적응할 대비를 갖춰야 한다.
칠레는 세계 최대의 구리 생산국으로, 연간 500만 톤 이상의 구리를 채굴하고 있다. 2035년까지 칠레 구리 생산의 72%가 높은 가뭄 위험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칠레에서 가뭄이 악화됨에 따라 일부 광산 회사들은 운영에 사용되는 물의 염분이 제거된 해수 사용을 늘리고 있다. 현재 칠레에는 20개 이상의 해수 담수화 공장이 운영 중이며, 2025년까지 10개가 더 가동될 예정이다.
칠레: 리스크에 노출된 원자재
Source: Protecting People and Prosperity
참고: 칠레는 또한 주요 리튬 생산국이지만, 동 보고서에서는 칠레의 리튬 생산에 대한 위험을 논의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칠레에는 리튬 채굴 회사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 보고서의 목표는 국가 수준에서의 위험을 논의하는 것이며, 개별 회사에 대한 위험을 논의하는 것이 아니므로, 특정 국가에서 최소 네 개 이상의 회사가 생산하는 상품에 대한 위험만을 논의한다.
저탄소 시나리오에서도 원자재는 열 스트레스와 가뭄 위험에 노출될 것이다. 탄소 배출을 줄이더라도 기후 변화의 영향을 완전히 막을 수 없으며, 기업들은 기후 변화가 야기하는 다양한 리스크와 운영상의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기업들이 탄소 배출 감축뿐만 아니라 기후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추가적인 조치를 취해야 함을 시사한다.
기후 변화로 인한 위험 수준이 지금 현재 낮은 수치를 보이더라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위험 수준이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원자재 생산 및 소비 기업 모두 이전에는 중요하지 않았던 위험 요소들이 앞으로는 더 큰 문제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원자재 생산자와 소비자를 포함한 기업은 현 상황을 파악하고, 비즈니스 운영상의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회복력있는 공급망 구축에 집중해야 한다.
비즈니스 리더들은 원자재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1) 회복력 강화, 2) 새로운 기회 활용, 3) 이해관계자와 협력 도모 등 3가지 단계를 고려할 수 있다.
이 세 가지 단계는 PwC가 세계경제포럼(WEF)과 함께 개발한 프레임워크에서 비롯된 것으로, 기후 변화 적응에 대한 기업의 행동을 가속화하기 위한 것이다. 아래에는 이러한 단계를 성공적으로 적용한 기업들의 선정된 사례 연구를 공유한다.
재활용은 자원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 기후 리스크로부터 원자재 공급망 보호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1톤의 강철을 재활용하면 강철을 만드는 원자재인 철광석 1.1톤을 절약할 수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리튬이온 배터리 재활용이 눈에 띄게 증가했으며, 이로 인해 새로 채굴한 리튬의 필요성이 감소하고 있다. 애플(Apple)은 공급망에서 재활용의 역할을 늘릴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는 여러 기업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