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적 가치와 비재무적 가치 모두를 중요시하는 글로벌 자본 시장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라 기업의 주요 이해관계자들과 신뢰를 구축하는 방식 또한 다변화되고 복잡해졌다.
PwC의 Global CEO 서베이 결과를 토대로 분석한 조사에 따르면, 수익성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요소로 ‘업계 상황’ 다음으로 ‘고객의 신뢰 수준’으로 나타났다. 또한, PwC의 Translating trust into business reality 연구 결과에서는 기업 신뢰도가 높을수록 수익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 신뢰도와 수익 간 상관관계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제11차 Global Family Business Survey 결과, 가족경영기업 관계자들이 ‘고객 신뢰’를 중요하게 여기는 만큼 실제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경영기업 관계자들의 95%는 ‘고객 신뢰’가 중요하다고 답변하였으나, 실제로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49%로 집계되어 ‘인식’과 ‘실제 신뢰도’ 간 차이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PwC는 이와 같은 차이는 기업들이 고객과의 신뢰 구축을 위해 고객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개인정보보호,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 ESG 등)를 우선순위로 선정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였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의사소통에 더 적극적인 가족경영기업이 더 많은 신뢰를 얻고 있으며, 고객의 피드백을 수집하고, 수집한 고객 데이터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여부와 비재무적 목표 달성은 어떻게 수행하는지를 전달하는 전략을 가진 기업일수록 고객으로부터 더 많은 신뢰를 얻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PwC는 이와같이 변화하는 패러다임 속에서 가족경영기업이 고객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구체적인 3가지 방안을 제시한다.
1. 비재무적 목표 설정 및 성과 공개
ESG와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의 약속만으로는 부족하다. 고객들이 원하는 것은 기업의 약속에 따른 행동이다. 이는 ESG와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에 대한 기업의 목표를 공개하고, 해당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의 과정을 고객에게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고, 고객과의 신뢰를 쌓을 수 있는 메커니즘으로서의 기능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2. 기업이 가진 가치 공표와 실질적 행동
가족경영기업만이 가진 고유의 가치관은 다른 기업과 가족경영기업을 구분 짓고 차별화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가족경영기업이 가진 가치관은 행동으로 실천하기 전까지는 아무 의미가 없다. 고객과 이해관계자들은 가치관을 실천하고 보여주는 가족경영기업을 신뢰할 것이다.
3. 사회적 이슈에 대한 기업의 공개 입장 표명
최근 PwC 신뢰도 조사에 따르면, 기업이 사회적 문제에 대해 취하는 입장에 동의할 경우 해당 기업을 더 신뢰한다고 답변한 응답자가 59%에 달했으며, 기업이 가진 공적 입장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기업의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답변한 응답자는 45% 로 집계되었다. 기업을 향한 고객의 기대가 높아진 시대에 가족경영기업은 공개 입장을 취하는 방법과 시기를 고려해야 하며, 그것이 바로 고객이 기대하는 바가 될 것이다.
가족경영기업들은 오랫동안 사회에 환원하고 지역사회와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방안으로 자선활동에만 의지해왔다. 그러나, 가족경영기업에게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다가왔다. 앞으로 그들의 명성은 자선활동 및 기부보다는 대중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나가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PwC는 기후변화를 완화시키는 기업 운영 방식, 비즈니스 파트너 선정 기준, 환경 오염 최소화, 다양성과 포용성을 위한 제도, 사회적 이슈에 대해 목소리 내는 것이 바로 가족경영기업 가치 2.0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