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기업의 CSRD 공시 준비 현황

EU 기업 대상 설문 결과와 한국 기업의 대응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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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ugust 2024
이진규 Partner

이진규 Partner

Sustainability Platform, Samil PwC

지속가능성을 향한 글로벌 규제 움직임에 가장 빠르게 반응하는 곳은 유럽이다. 유럽연합(EU)은 2023년 1월 지속가능성(ESG) 정보공개 제도인 기업지속가능성공시지침(CSRD)을 발표한 후,  같은 해 7월 말 공시기준(ESRS)을 최종 확정했다. 전 세계 최초로 탄소중립 대륙을 목표로 하는 만큼, 지속가능성 공시 지침과 기준을 반영한 첫 번째 기업 보고서도 가장 먼저 공개할 예정이다. 
PwC는 EU CSRD에 따라 지속가능성 공시를 준비하고 있는 30개국 이상의 기업 임원진 547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를 통해 유럽 기업의 지속가능성 공시 준비 현황과 과제를 살펴보고, 국내 기업을 위한 CSRD 공시 이행의 전략적 방향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의 3분의 1은 조사 대상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였으며, 나머지는 지속가능성, 재무, 리스크 등을 담당하는 고위 임원진으로 구성됐다. 응답자가 속한 산업은 제조업(25%), 금융 서비스(21%), 정보기술(IT) 및 미디어(18%) 순이었으며, 소비자 및 소매업(14%), 에너지·유틸리티·자원(13%), 의료(7%)가 뒤를 이었다. 또한 응답자의 57%는 2024년 회계연도부터 공시 의무가 발생하는 기업에 소속됐다. 


(참고)
CSRD를 이행하려면 유럽재무보고자문그룹(EFRAG)이 개발한 지속가능성 정보 공시 기준서인 ESRS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현재까지 발표된 First Set는 공통 기준 2가지(ESRS 1, ESRS 2)와 10가지 주제별 기준(환경(E), 사회(S), 지배구조(G))을 포함한 총 12개 기준으로 구성됐으며, Second Set(산업별, Non-EU 기업, 상장 중소기업 기준)는 초안을 제정 중이다.  

CSRD와 ESRS의 관계

CSRD와 ESRS의 관계

 

환경성과 향상 및 CSRD 통해 매출 증가와 비용 절감까지 기대

EU CSRD 공시를 준비 중인 기업의 약 76%는 지속가능성을 비즈니스 의사결정에 더 많이 반영하고 있거나 그렇게 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기업 관계자들은 CSRD 도입을 통해 더 나은 환경 성과(51%), 내·외부 관계자와 관계 개선 및 소통 강화(49%), 리스크 완화(48%) 등 여러 비즈니스 혜택을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응답자의 10명 중 3명은 매출 증가(29%)와 비용 절감(26%) 등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편, 25년부터 지속가능성 정보 공시 기업이 26년 공시 예정 기업보다 CSRD 도입에 따른 효과를 보다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조사 되었습니다.  

이 같은 결과는 CSRD가 단순한 규제 준수를 넘어, 기존 비즈니스 모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새로운 성장과 혁신의 기회를 어떻게 창출하는지 이해할 수 있는 이정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질문1] CSRD 도입을 통해 기대하는 비즈니스 혜택은 무엇입니까?*

* 참고: 답변 중 ‘높음‘ 및 '매우 높음' 답변만 표시 

CSRD 도입을 통해 기대하는 비즈니스 혜택

CSRD 공시 준비 현황

① 대부분은 지속가능성 보고서 제출 준비 이행 노력 충실히 진행 중

CSRD는 자발적으로 지속가능성 정보를 공시해 온 기업의 고려사항보다 훨씬 더 광범위한 주제와 정보를 요구한다. 기업 운영의 지속가능성 뿐만 아니라 기업을 둘러싼 전체 가치사슬 영역에서 지속가능성을 측정하고 공시해야 한다. 또한 공시 정보는 제3자 인증이 필수다. 기존 자발적 공시보다 공개하는 정보의 범위도 광범위하고 복잡해졌다.  

그렇다면 CSRD에 따라 지속가능성 공시 의무가 있는 EU 기업의 준비 상황은 어떨까? 응답자의 90% 이상은 자사가 CSRD에 따른 지속가능성 보고서 제출 준비 이행에 확신한다는 의견을 제출하였다. 

 

[질문2] CSRD에 따른 보고서 제출에 필요한 준비가 충분히 이루어졌다고 생각하십니까?*

* 참고: 확신 응답자는 ‘매우 확신’, ‘확신’에 답한 응답자이며 불확신 응답자는 ‘불확신’, ‘매우 불확신’에 답한 응답자

[질문2] CSRD에 따른 보고서 제출에 필요한 준비가 충분히 이루어졌다고 생각하십니까?

 

②  사전 준비 과정을 완료한 기업은 소수  

기업은 사전 준비 작업을 통해 공시 범위(개별 또는 연결)와 공시 주체를 결정하고, 공시에 필요한 데이터를 식별하고, 공시 주제 선별 및  전체 일정을 수립할 수 있다. 사전 준비 작업에는 이중 중요성 평가, EU택소노미 분석, 공시 갭(Gap) 분석 등이 포함된다. 

앞서 응답자의 90% 이상이 CSRD에 따른 지속가능성 보고서 제출에 자신감을 보였으나, 공시를 위해 사전 준비를 모두 마친 기업은 소수에 불과했다. 다만 공시에 필요한 사항을 명확히 파악하고 준비 과정을 구체화한 기업일수록 CSRD 대응에 더 큰 자신감을 보였다. CSRD 공시 준비가 충분히 이뤄졌다고 ‘매우 확신’에 답한 응답자의 약 3분의 1 이상은 공시를 위한 기초 단계인 공시 기준 파악, 이중 중요성 평가와 공시 갭 분석 등을 모두 완료했다고 밝혔다.

 

[질문3] CSRD 이행을 위한 귀사의 단계별 사전 준비 현황은 어떠합니까?*

*참고: 표시된 백분율은 반올림으로 인해 총 100%가 되지 않을 수도 있음 

[질문3] CSRD 이행을 위한 귀사의 단계별 사전 준비 현황은 어떠합니까?*

 

③ 공시 효율성에 기여하는 이중 중요성 평가

CSRD 이행을 위한 공시기준인 ESRS는 1,000개가 넘는 데이터 포인트로 구성된다. 물론 ESRS는 기업이 모든 정보를 공시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정보만 공개하도록 이중 중요성 평가를 요구한다. 이중 중요성 평가란 지속가능성 이슈가 기업의 비즈니스에 미치는 재무적 영향(재무 중요성)과 기업 활동이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영향 중요성)을 고려해 중요 주제를 선정하는 평가 절차를 의미한다.

이중중요성 평가는 기업이 불필요한 주제를 제외하고 중요한 주제에 집중해 업무 효율을 높이고 보고서 작성에 부담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또한 이중 중요성 평가를 통해 기업은 자사의 비즈니스와 이해관계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중요 주제만 평가하면 되므로 영향/위험/기회(Impact, Risk, Opportunities) 평가 개수가 줄어 들 수 있다.

PwC는 설문 참여자에게 이중 중요성 평가 전후를 기준으로 ‘영향·위험·기회(IROs)’ 평가 개수를 물었다. 그 결과, 평가 후 100개 이상의 IROs를 평가한다는 답변 비율이 절반으로 줄었고, 20개 미만의 IROs를 평가한다는 비율은 두 배로 증가했다.

 

[질문4] 이중 중요성 평가를 적용하기 전과 후에 평가하는 영향·위험·기회(IROs)의 개수는 각각 몇 개입니까?*

*참고
① 표시된 백분율은 반올림으로 인해 총 100%가 되지 않을 수도 있음
② 'CSRD 준비 및 이행의 각 단계별 귀사의 준비 현황은 어떠합니까'라는 질문에서 이중 중요성 평가에 '진행 중' 또는 '완료'를 선택한 응답자 (439명) 기준 

[질문4] 이중 중요성 평가를 적용하기 전과 후에 평가하는 영향·위험·기회(IROs)의 개수는 각각 몇 개입니까?

 

④ 보고서 작성 초기부터 정보 인증 전문가 참여   

CSRD는 기업이 공시하는 지속가능성 정보의 신뢰성을 보장하기 위해 독립된 기관의 인증을 요구한다. PwC는 기업이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준비하는 초기 단계부터 정보를 인증할 수 있는 전문가가 참여해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발견하고 해결하도록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응답자의 약 80%는 지속가능성 정보 인증기관 및 전문가가 초기 단계부터 참여했거나, 현재 참여 중이라고 답변했다(질문 3 참조). 이는 다수 기업이 정보 인증의 중요성을 인지한다는 뜻이다. 

인증 제공자는 크게 3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먼저 응답자의 49%는 기존 재무보고서 검토를 담당하는 기업 감사인이 지속가능성 보고서도 검토한다고 답변했다. 기존 재무정보 감사인과 다른 회사에 소속된 감사인이 인증한다고 답변한 비율은 14%였다. 마지막으로 재무정보 감사인이나 회계법인이 아닌 환경 전문가, 컨설턴트 등 기타 독립된 전문가가 인증하는 비율은 16%였다.

CSRD 공시 준비 과정에서 기업이 직면한 과제

① 첫 번째 과제: 데이터의 가용성과 품질 

기업 관계자들은 지속가능성 보고서의 준비 과정에서 '데이터의 가용성과 품질(59%)'을 가장 큰 과제로 지적했다. 보고서 작성을 위해 필요한 데이터는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가 아니기 때문에 데이터 수집부터 어려운 과제로 지목돼 왔다. 

일반적으로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필요한 데이터는 각 부서별로 분산 관리되며, 관리 방식도 다르다. 이 때문에 데이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수작업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에너지 관리팀에서는 에너지 사용량 데이터를 스프레드시트에 기록하고, 재무 부서는 인보이스 또는 계약서 등에서 필요한 데이터를 추적해 별도 관리할 수 있다. 이를 모두 취합해 하나의 보고서로 만들려면 각각의 데이터를 수작업으로 찾아 입력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숫자가 잘못 입력되거나, 중복된 데이터가 입력되는 등 실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② 두 번째 과제: 가치사슬 전반의 정보 수집 및 보고 

기업 관계자가 선정한 두 번째 과제는 '가치 사슬 내 정보(57%)'다. CSRD는 기업 가치사슬 전체에 걸쳐 데이터를 수집하고 보고하도록 요구한다. 기업 자체 데이터뿐만 아니라 공급업체, 제조 및 유통업체, 고객 데이터까지 수집해야 한다.

예를 들어, 기업은 환경 영향을 줄이기 위해 공급업체가 사용하는 에너지량,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 등의 데이터를 모두 파악해야 한다. 또한 수집된 데이터의 신뢰성도 평가해야 한다. 가치사슬 전 영역의 데이터를 수집하기 전에 기업을 둘러싼 가치 사슬을 이해하고 정의하는 작업에도 상당 시간이 소요된다. 이런 복잡성 때문에 여러 기업 관계자가 큰 어려움으로 느낀다.

 

[질문5] 다음의 요소들이 CSRD 실행에 있어 기업이 직면한 과제 및 어려움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참고: 표시된 백분율은 반올림으로 인해 총 100%가 되지 않을 수도 있음 

[질문5] 다음의 요소들이 CSRD 실행에 있어 기업이 직면한 과제 및 어려움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최고경영진의 참여와 부서 간 협력 현황

① 응답자 70%, 이사회가 CSRD 이행에 참여

CSRD는 기업이 이제까지 공시해 온 지속가능성 정보보다 더욱 광범위하고 복잡한 요구사항을 포함한다. 이 규제에 대응하려면 최고경영진 주도 아래 다양한 부서 간 협력이 필수다. 최고경영진을 중심으로 역할과 책임이 명확한 거버넌스와 각 부서별 전문지식 및 노하우가 없다면 CSRD를 실현하기 어렵다.

실제로 CSRD 대응을 준비하는 기업의 최고경영진 참여와 부서 협업 현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설문 참여자의 70% 이상이 경영위원회 또는 이사회가 자사의 CSRD 이행에 참여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최고경영진 참여에 이어 지속가능성 공시 준비에 참여하는 주요 부서는 'ESG/지속가능성', '재무', '운영', '조달', '법무', 그리고 '기술/IT'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질문6] CSRD 대응을 위해 다음 부서의 참여 현황은 어떠합니까?*

* 참고: '현재 참여하지 않음 및 참여 계획 없음’, ‘모르겠음', 해당 없음'을 선택한 응답 제외 

[질문6] CSRD 대응을 위해 다음 부서의 참여 현황은 어떠합니까?

 

② 공시 준비부터 기술 부서 참여는 60% 미만 

CSRD 이행에 있어 큰 애로사항으로 '데이터 가용성/품질'이 꼽혔지만, 공시 준비 초기 단계부터 기술 부서가 참여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60% 미만이다. 

초기 단계부터 IT 개발 및 운영팀이 참여해 CSRD 요구사항을 시스템에 어떻게 반영할지 계획하고, 필요한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를 평가하며 시스템 구축 방안을 담은 로드맵을 수립해야 한다. 이를 통해 추후 발생할 수 있는 시스템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고, 데이터 수집 및 관리의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다. 

기업은 비용과 시간이 들더라도 기존 클라우드 및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업그레이드 등 실행 가능한 범위 안에서 기술 투자를 고려해야 한다. 기술 투자가 없다면 조직은 지속가능성 보고서 작성을 위해 수작업 프로세스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데이터 오류, 보고서 신뢰성 및 업무 효율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기술 투자는 지속가능성 공시의 효율성을 높이고 체계를 수립하는 기본 중에 기본이다. 

 

③ 활용 기술의 대부분은 엑셀 스프레드시트

지속가능성 공시를 위한 기술 활용도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74% 이상이 현재 스프레드시트를 사용 중이라고 답했다. 아직까지 인공지능(AI), 지속가능정보 관리 솔루션, 탄소 배출량 산정 솔루션 등 기술 활용을 계획하는 기업 비율이 낮다. 하지만 기업들이 지속가능성 공시 경험을 쌓고 모범 사례를 발굴해 나간다면 이런 솔루션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질문7] 지속가능성 보고서 작성 시 다음 도구 및 기술을 얼마나 활용하고 있습니까?*

* 참고: ‘해당 도구/기술을 사용하지 않거나 사용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와 '잘 모르겠다'를 선택한 응답 제외 

[질문7] 지속가능성 보고서 작성 시 다음 도구 및 기술을 얼마나 활용하고 있습니까?

규제 준수 넘어 가치 실현까지···기업 리더의 역할은?

기업 경영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저탄소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국가별 다양한 정책과 규제가 도입되고 있다. EU는 기업의 지속가능성 정보 공시를 의무화하는 규제인 CSRD외에도 EU 역내 수입품에 대한 탄소세를 부과하는 EU탄소국경제도(EU CBAM)를 도입해 2026년부터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미국의 움직임도 비슷하다. 지난 3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기후 공시 규칙’을 최종 확정했고, 미국식 탄소국경제도인 청정경쟁법(CCA) 도입도 추진 중이다. 당장 기업에 부담이 되는 규제도 있지만, 3700억 달러(약 500조 원) 규모의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2500억 유로(약 370조 원) 규모의 EU그린딜산업계획 등 친환경 제품 및 서비스 산업에 투자를 장려하는 정책도 마련되고 있다.  

기업의 리더는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경영 전략을 수립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는 정책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특히 EU는 지속가능성 관련 정책과 규제가 유기적 연관성과 법적 일관성을 가진다. 따라서 기업에 부담이 되는 규제를 준수하고 대응하는 과정에서 기업에 호재가 될 수 있는 지점을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업은 CSRD 공시 준비 과정에서 자사의 지속가능성 전략을 수립해 시장 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또한 가치사슬 전반의 탄소배출량 현황을 추적해 EU 탄소국경제도와 미국 청정경쟁법 등 탄소 관련 규제에 대응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시장 내 경쟁 우위를 가질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법적 요구 사항을 충족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정책이 제공하는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하는 데 CSRD를 적극 활용할 수 있다.

PwC는 설문조사 결과와 프로젝트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CSRD 이행 과정에서 필요한 3가지 고려사항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① 현행 공시 준비 현황에 대한 이해로부터 출발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이미 작성해왔다면 현재 상황을 점검하고, 기존에 공개했던 정보와 CSRD에서 요구하는 정보 간 차이를 확인해야 한다. 다음으로 보고서 작성을 위해 이해관계자 참여, 이중 중대성 분석 등 필요한 활동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데이터 수집 및 공시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내부 프로세스를 설정해야 한다. 또한 공시에 필요한 인적 및 물적 자원을 평가해 투자 계획 수립하고, 공시의 모든 활동을 마치는 데 필요한 시간을 측정한다. 만약 프로젝트 일정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 요소를 사전에 식별했다면 이를 최소화하는 방안도 수립해야 한다. 

새로운 규제나 정책 도입 시, 동종 업계 현황을 참조 및 협력은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다. 동종 업계의 다른 기업이 새로운 공시 기준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파악하거나, 특정 산업 내 기업이 모이는 그룹에 참여해 모범 사례를 공유하며 새로운 규제와 정책에 대한 해결책을 발굴할 수 있다. 

 

② 정보 관리 시스템에 투자 

CSRD는 기업이 지속가능성 정보를 외부 감사인에게 인증받도록 요구한다. 그만큼 지속 가능성 공시가 재무공시만큼 중요해졌다. 지속 가능성 정보가 중앙 시스템에 저장되고 관리되면 데이터 추적이 용이해지고, 감사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하지만 응답자의 26%만이 현재 지속가능성 정보를 중앙 시스템에 보관 중이라고 답변했다(질문7 참조). 이는 기업의 재무 정보, 고객 정보, 인적 자원 정보는 각각 ERP 시스템, HRIS 시스템, CRM 시스템 등을 통해 중앙에서 관리되는 반면, 지속가능성 정보는 여전히 중앙 시스템에서 관리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기업 리더는 지속가능성 정보를 기업의 재무정보만큼 중시해야 한다. 먼저 지속가능성 데이터를 정의하고, 수집·관리·처리 전략을 수립해  데이터 신뢰성 확보에 집중해야 한다. 또한 기업의 지속가능성 정보는 실시간으로 언제든 이용 가능해야 한다. 향후 감사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지속가능성 정보 관리 시스템에 대한 투자는 필수적이다.  

 

③ 최고경영진의 참여와 부서 간 협업은 필수  

CSRD 이행은 특정 부서 단독으로 진행하거나 실무자 노력만으로는 달성할 수 없다. 그만큼 복잡하고 어려운 과제다. CSRD의 궁극적인 목적은 기업의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며, 이는 CSRD 이행에 최고경영진의 참여가 필수라는 것을 의미한다.

CSRD를 이행하려면 재무, 정보 기술, 지속가능성 각 분야의 전문 지식이 필요하다. 기업 리더는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정보책임자(CIO), 최고지속가능성책임자(CSO)를 하나의 팀으로 구성해, 이들이 상호 협력하고 CSRD 이행에 책임을 지도록 이끌어야 한다. 이들은 각자의 전문 지식과 경험을 결합해 CSRD 이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해결하며, 기업 경영 전반에 지속가능성을 내재화하도록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기업 상황에 따라 CFO에게 CSO의 역할과 권한을 위임해 기업 전략에 재무적 요소와 지속 가능성 요소를 포함시켜야 한다.  

 

CSRD 공시 대응을 위한 내부 협업 방안
구분 역할
최고재무책임자(CFO)
  • CSRD 이행을 위한 예산 책정 및 필요 자금 확보 
  • 지속가능성과 연관된 재무성과 데이터 수집 및 분석 
  • 지속가능성 관련 재무리스크 관리 등
최고정보책임자(CIO)
  • CSRD 이행을 위한 기술적 솔루션 개발 
  • 지속가능성 데이터 수집 및 분석 시스템 구축 
  • 데이터 보안 및 프라이버시 관리 등
최고지속가능성책임자(CSO)
  • CSRD 이행을 위한 절차 및 정책 개발 
  • 이중중요성 평가, 지속가능성 지표/목표 설정 및 상세 계획 수립 
  • 지속가능성 이슈 관련 이해관계자 소통 등

CSRD 활용해 가치 창출의 방향 모색해야

CSRD 이행은 기업에만 부여된 일회성 작업이 아니다. 규제 기관, 투자자, 기타 이해관계자 모두가 참여해 기업 경영의 패러다임을 개선해 나가는 과정이다. 

CSRD 도입 후 초기 몇 년간은 공시 과도기를 겪게 될 것이다. 기업이 각자 방식으로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동종 업계 내에서도 보고서 내용과 형식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문제는 이해 관계자간 합의점을 찾으면서 해결될 수 있다. 

새로운 규제가 도입된 후 안정적으로 정착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국내 회계제도가 IFRS 체제로 변경된 과정은 여러 준비와 노력이 필요했던 도전적인 과제였다. 그러나 이런 변화는 기업의 재무 투명성을 높이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CSRD도 마찬가지다. CSRD가 단순히 규제 준수를 위한 제도가 아니라는 점을 인지하고, CSRD를 활용해 가치 창출의 방향을 모색하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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