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에는 기후기술 스타트업 투자자금이 5년 전 수준으로 감소했다. 지정학적 혼란, 밸류에이션 하락, 인플레이션 및 금리 인상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전반적으로 시장이 쇠퇴하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체 VC와 PE 투자는 전년대비 50.2% 감소하여 2023년에 6,380억 달러(약 640조 원)에 이르렀다.
먼저, VC와 PE가 최근 1년간 기후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한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한 약 430억 달러(56조 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시장 감소 대비 크게 감소되지 않은 추세이지만, 5년 전 투자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시장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기후기술 투자에 대한 일부 긍정적인 전망도 존재한다. 기후기술의 민간 투자 및 정부 보조금 투자 점유율은 2023년 3분기에 11.4%로 증가하였으며, 3분기까지 연기준 10% 정도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 10년 간 꾸준한 상승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스타트업 투자 이외에도 기후 관련 지출도 광범위하게 증가하고 있다. 국제 에너지 기구(IEA)는 2023년에 재생에너지, 전력망 및 기타 청정에너지 기술에 1조 7천억 달러(약 2250조 원)가 투입될 것으로 예측했으며, 이는 지난 6년 연속적인 증가세에서 최고치를 기록한 투자액이다.
가장 탄소배출량이 높은 분야에서 기후기술 솔루션을 가지고 있는 스타트업 투자 비율은 다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탄소배출량이 많은 건설(전체 탄소배출량의 17%, 전체 스타트업 투자의 5%)과 식품, 농업 및 토지 이용(전체 탄소배출량의 22%, 전체 스타트업 투자의 8%) 분야에 집중한 기후기술 스타트업의 경우 투자액이 적고 점차 감소하는 양상을 보인다.
한편, 과거와 달리 탄소배출 저감 잠재력(ERP)이 높은 기술 투자액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현재 투자자들은 탄소 포집, 활용 및 저장(CCUS), 녹색 수소, 대체 식품과 같이 ERP가 높은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글로벌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중요한 기후기술은 투자 시장 침체 속에서도 기업에게 새로운 투자 기회가 될 것이다. 국제사회가 당면한 기후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기업가 정신으로 기후기술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산업재와 전력 분야는 탄소배출량 감축이 어려운 분야이자, 글로벌 탄소배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분야이다. 국제사회가 약속한 기후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이러한 기술 솔루션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야 한다. 하지만, 실제 해당 분야에 투자 자금 유치가 어려운 첫 번째 이유는 벤처캐피탈(VC) 및 기타 민간 자본이 주요 투자 제공처가 아니기 때문이다. 즉, 해당 분야는 이미 효과적인 기술이 존재하여, 기술 혁신을 위한 더 큰 규모의 자본이 필요하지 않다. 해당 기술을 실질적으로 적용하고 응용하기 위한 자본을 필요로 하며, 이러한 자본은 보통 은행, 정부 및 기타 다른 공급자로부터 제공된다.
두 번째 요인으로는 투자자들은 기술이 가진 잠재력뿐만 아니라 영향력이 미치는데 걸리는 ‘시간’에 주목하기 때문이다. 즉, 해당 기술이 합리적인 시간 내에서 수익을 창출하고, 상용화 가능한 수준의 저렴한 비용 구현 등을 함께 고민해야 하기 때문에 단순히 잠재력이 높은 기후기술이라고 해서 투자를 감행하지 않는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북미 지역과 중국은 최근 모빌리티 분야의 스타트업 투자 자금이 감소하였다. 북미에서는 모빌리티 분야의 비중이 2018년 59%에서 2023년 3분기 24.4%로 감소하였고, 중국의 경우 2018년 모빌리티 스타트업 투자 비율이 전체 기후기술 투자의 94%에 달했으나, 올해 71.5%로 감소하였다.
모빌리티 분야 투자 감소와 달리, 탄소배출량이 가장 높은 산업재에 상대적으로 투자가 증가하였다. 북미 지역에서는 산업재 투자 비율이 2022년 9%에서 2023년 16%로 증가하였다. 이러한 동향의 배경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같은 정책 하에 정부 보조금, 인센티브 등의 유인책으로 북미 지역 기후기술 투자가 모빌리티에서 산업재 분야로 이동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PwC가 분석한 기후 기술 범주 중에서 기후기술 스타트업 투자 시장 침체 속에서도 지난 2년간 유일하게 절대적으로 투자가 증가한 기술은 이산화탄소 포집, 이용 및 저장(CCUS) 기술이다. 미국에서는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초당적 인프라법이 CCUS 투자를 촉진하였다.
CCUS 투자가 확실한 수익 창출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수요의 증가와 정부 지원은 CCUS 스타트업에 투자 할 의향이 있는 투자자들에게 더 큰 확신을 줄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기후기술 투자의 규모가 줄어들었기는 하지만, 여전히 투자자들에게 분명히 매력적인 투자 분야이다. 또한 그 어떤 시기보다 기후 솔루션에 대한 필요성이 크다. 경험이 풍부한 전문 투자자들은 현재의 동향이 시장을 어렵게 만들기는 하지만, 이러한 침체기 속에 실제 수익을 내고 자금 조달이 가능한 기후기술 기업에 투자한다면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PwC 인터뷰에 응한 글로벌 기후기술 투자자들은 각자의 전문적 견해를 바탕으로 3가지 기후 기술벤처 투자 접근 방식을 제안하였다.
인터뷰에 응한 투자자들은 공통적으로 기업의 펀더멘털에 집중할 것을 강조했다.
“우리는 정치적인 상황과 기업&소비자의 수요 등에 기민하게 반응 해야한다. 그러나 기후기술 기업이 수익을 내지 못한다면 규모 확장에 실패할 것이고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끼칠 수도 없을 것이다.”
“정부의 자금에 의존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다.”
“현재 시장에서 기후기술을 보는 방식은 너무 화제 및 트렌드 중심이다. 우리는 기업의 펀더멘털이 튼튼한, 투자 이후 현실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견고한 기업을 찾고 있다.
일부 투자자는 현재의 투자 감소를 2020년부터 2021년까지의 특수한 호황기로부터의 자연스러운 회복기로 보고 있다. 인터뷰에 응한 투자자들은 기후기술 투자에 더 많은 기회가 발생할 것이며,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알맞은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언급하였다.
“밸류에이션은 분명하게 하락했으므로 구매자에게 매우 좋은 시장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부 스타트업 창립자들은 실제 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못한채 기대치를 낮추지 못하고 있다.”
투자할 기업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뿐만 아니라 성장자본을 확보할 계획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초기 벤처 투자 이외에도 정부 대출 및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자본 조달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투자 의사결정을할 때, 기술적 위험뿐만 아니라 비즈니스를 확장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 수준 역시 고려하게 된다. 기후기술 분야의 여러 세부 분야들은 공장 건설, 대규모 인프라 구축 등 규모를 확장하기 위해 상당한 자금을 필요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