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부들은 에너지 전환을 구체화하기 위하여 노력 중이며, 에너지 전환 정책의 개발, 실행 및 관리감독에 있어 ‘도시’가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현재 57%의 인구가 집중되어 있는 도시 지역은 2050년에 이르면 세계 인구의 70%가 거주하는 장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반적인 세계 경제의 흐름과 같이 현재 세계의 도시들은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UN 조사에 따르면 도시는 전 세계 에너지의 78% 정도를 소모하며,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60% 이상이 도시에서 나온다. 도시의 교통 수단 자체만으로 40억 톤에 상당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데, 이는 교통수단 분야 총 배출량의 40% 이상에 해당되는 수준이라고 국제에너지기구는 발표했다.
도시는 우리의 미래와 다름없다. 기존 도시와 개발 예정 도시들이 에너지 기반 시설을 형성하는 방식(구체적으로 도시 시설 가동의 대체 에너지의 활용 범위)이 다가오는 시대에 우리가 화석 연료를 넘어 진화할 수 있을지 그 여부를 결정짓는 변수가 될 것이다. 이처럼, 도시는 탄소 중립으로의 전환 과정이 펼쳐질 무대가 될 것이다.
도시들은 벌써 이러한 계획에 앞장서서 나아가는 중이다. 이러한 계획에는 (1)마이크로그리드 및 재생에너지 시스템 개발, (2)태양광 발전(PV, photovoltaics)의 건물설계 통합, (3)히트펌프의 체계적인 신제품 출시, (4)배터리 저장장치(ESS)의 대대적인 발전 등을 포함하여 도시 회복력 강화를 위한 플랫폼들의 도래가 임박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이러한 전략적인 변환 과정의 연쇄를 가속화하는 일이다. 변화가 필요한 분야는 (1)이러한 시스템에 동력을 공급하는 연료 전환 (석탄, 석유, 천연가스를 대체하는 신재생에너지 전기 또는 그린수소로의 전환) (2)시스템 운영 기술 (3)시스템의 설치 및 관리 인력이다.
오늘날 보다 깨끗하고 신속한 기술 기반 에너지 전환을 이루기 위해 각 도시들이 화합적이고 협동적인 접근 방식을 수립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구체적으로, 혁신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문제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대규모 생태계(정치 지도자 및 규제 기관, 발전기, 송전 및 배전 회사, 기술 스타트업 및 제조업체, 소비자 등)가 참여하도록 독려해야 한다.
이 보고서에서는 각기 다른 규모와 필요를 가지고 있는 도시들이 지구 온난화의 영향과 구체적인 기후 위기의 위험을 완화하도록, 새로운 청정 에너지를 향해 나아가는 길을 연구하고 있다. 또한 우리는 각 지도자들이 도시의 유형을 분류하고, 그를 토대로 건설적 경로를 계획할 수 있는 전략적 프레임워크를 제시한다. 이러한 경로의 핵심은 규제 현대화, 지속 가능한 에너지 계획, 연구개발 투자, PPP(Public-Private Partnerships)에 대한 재고 등이 있다. 동종업계에 시범을 보이기 시작한 혁신가들의 예시가 함께 제공될 예정이다. 지금 밸류체인 전 분야에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한다면, 도시들은 기후 위기에 완화 · 적응하는 일에 앞장서 도시의 시민들을 위한 더 나은 미래를 그려낼 수 있다.
정책 및 규제 · 기술 · 발전과 배전. 이 세 가지 영역이 에너지 공급과 이용 부문에서 도시의 미래를 결정 짓는다.
(1) 정책 및 규제
지속 가능한 미래 에너지를 위한 관련 규제 논의와 현대화 과정에서 급속한 발전이 일어나고 있다. EU는 『2010 건물 에너지 성능에 관한 지침』과 『2012 에너지 효율성 지침』을 포함하여 빌딩의 에너지 효율성에 집중하는 다수의 지침을 내렸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2022』에는 에너지 고효율 가전제품 · 태양광 패널 · 전기차(EVs) 구매를 지원하는 큰 폭의 세액 공제와 세금 환급 관련 지침이 포함되어 있다.
여러 국가들은 전기차(EVs) 이용을 장려하기 위한 새로운 정책을 발표했다. 예시로, 중국은 전기차를 위한 국가 차원의 보조금을 도입했으며, 노르웨이와 영국은 각각 2025년과 2030년을 기점으로 모든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금지하기로 공표했다.
(2) 기술
고효율 · 저비용의 특성을 가지는 태양광 · 풍력 에너지의 발전으로 인해 대체 에너지들은 화석 연료와 비견해서도 경쟁력을 가지게 되었다. 연료전지와 배터리 기술의 발전이 이루어진다면 전기차와 태양광 에너지의 배급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5G 기술의 출시와 연계 실행 기술(IoT, 스마트미터링, 도시 에너지 소비량 모니터링)의 비용 인하는 스마트 에너지 그리드의 확장을 함께 유도할 수 있다.
(3) 발전과 배전
각 도시는 회복탄력성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에너지 원천의 다양화를 추구한다. 유럽 위원회는 ‘유럽 그린딜’의 로드맵을 발표해,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최소 55%로 설정하였다. 그린딜의 주요 과제 중 하나는 외부 에너지원에 대한 의존도를 감축시키는 것이다.
도시 이야기: 에너지 트렌드의 선봉, 미국 버몬트 주 벌링턴(인구 수 42,000명).
벌링턴의 시민들은 바이오매스, 수소, 풍력과 태양광까지의 다양한 재생에너지 원천으로부터 필요한 모든 에너지를 보급받는다. 또한, 호주 애들레이드 지역의 공공시설들은 2020년 7월부터 재생 에너지만을 사용하여 운영된다. 이는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목표로 삼은 830개 이상의 글로벌 도시 중 일부에 불과하다. 수소는 그 효율성과 활용 가능성 측면에서 여러 도시들이 주목하는 유망한 선택지가 되어가고 있다. 단적으로 2020년에 10개국이 수소 전략을 채택하였다.
각 도시의 에너지 관련 결정권자들은 최신 트렌드 조사와 동시에, 수요와 공급의 영역에 있는 새로운 과제와 기회들 역시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 지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전적인 가치 및 공급망으로부터 새로운 가치 네트워크 및 생태계로의 전환이다. 합리적인 가격에 신뢰성 있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모든 시민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는, 도시 기반 시설 개발에 재생 가능 에너지가 필수적으로 통합되어야 한다. 이는 저탄소 전력시스템 공급자들과 체결하는 계약 그 이상을 뜻한다. 오히려, 필요한 것은 에너지와 전기 · 난방 · 교통 및 인프라 공급망의 효율성을 증대하는 방안에 대한 총체적인 접근이다. 더불어 한 단체의 폐기물이 다른 단체의 원료로 활용되는 순환 경제를 추구해야 한다. 이와 같은 변화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획기적인 감소에 기여할 수 있다.
더 나아가, 탈중앙화(decentralized)된 재생 에너지 산업이 개발되어야 한다. 이는 온사이트(on-site) 생산과, 마이크로그리드 혁신기술의 통합, 태양광 요소가 접목된 빌딩 디자인, 연료전지/배터리가 활용된 주택/산업시설 등으로 구체화될 수 있다. 그린 수소의 방대한 잠재력은, 현 시점의 교통 수단 에너지 공급보다 더 낮은 탄소 발자국으로 생산되었을 때 발휘된다. 몇몇 그린 수소 생산 프로젝트는 이미 진행 중이다. 대한민국 인천에서는, 대규모 수소 생산기지가 전국 최초로 준공되었다. 해당 기지는 250,000 가구를 대상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으며 추가 44,000 가구까지 더하여 난방을 공급할 계획이다. 독일의 로워 색소니 주에서는 알스톰사의 수소 열차가 14대의 디젤 기관차를 대체했다.
소비자 측면에서 저탄소 미래를 추구하는 가장 명확하고 쉬운 방법은, 에너지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주택 단열 보완, 자동차 운전 대신 자전거 · 도보 · 대중교통 이동 장려 등의 방법을 통해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해당 분야에서도 도시들은 벌써 변화를 주도하는 중이다. 2022년 6월 프랑스 파리는 도심 자동차 통행을 금지하는 결정을 내린 사례가 있다.
화석 연료 시대를 살아온 이들이 기대하는 삶의 질을 충족시키기 위한 에너지를 향한 수요는 엄연히 존재한다. 저탄소 도시 생태계를 추구하는 기반 시설 개발은, 청정 에너지의 공급과 해당 수요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최선의 방법이며, 어쩌면 그 기준 이상을 성취하게 될지도 모른다.
도시의 미래를 그리기 위해서는 각자의 수용력, 역량, 자원과 구조적 요소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요소들은 도시의 실행 가능성 또는 제약을 결정짓는다. 모든 도시가 서로 비슷한 환경과 상황에 처한 것은 아니다. 지리적 위치, 자본과 국가적 맥락이 도시의 특성을 좌우한다. 고대 해안 도시인 이탈리아의 베니스가 가진 수요와, 내륙에 위치한 계획 신도시인 브라질의 브라질리아가 가진 수요를 비교한다면 이는 결코 동일할 수 없다. 이와 같이, 자가용 의존도가 높은 텍사스의 휴스턴 시와 대중교통 중심의 덴마크의 코펜하겐 시는 서로 다른 에너지 요구사항을 품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도시들을 네 가지의 유형으로 분류하는 것은 가능하다. 분류된 각 유형들은, 해당 도시들이 저탄소 에너지 전환 가속화를 목적으로 생태계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프레임워크를 제공한다. (아래의 도표 참조)
저탄소 전환이라는 목표를 위해, 이러한 네 가지 도시 유형은 서로 다른 접근 방식을 택해야 한다. 도시가 어느 유형에 속해 있는지에 따라서 선택지의 폭은 다르게 한정된다.
정치적 권력 부족과, 전력 공급을 위하여 정부의 송전선망에 의존해야 하는 특성을 가진 의존형(Dependent) 도시는 에너지 자급 능력과 에너지 솔루션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
투쟁형(Striving) 도시는 에너지 공급 프로젝트를 지원할 재정적 능력이 있지만, 지역의 에너지 변환 및 전환을 이끌어내기 위한 정치적 권한이 부족하다. 이러한 투쟁형 도시는 청정 에너지 사업에서 민간 부문과의 협력 체계를 구축함과 더불어 에너지 자급 능력에 기여하기 위한 솔루션들의 적용을 주력으로 삼아야 한다.
갈망형(Aspiring) 도시는 시스템 현대화를 진행할 정치적 의지가 풍부하다. 다만, 재정적 자립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들은 주로 에너지 자급에 기여하고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는 솔루션에 집중해야 한다.
자립형(Self-reliant) 도시는 꾸준한 에너지 기술 현대화를 지속하는 동시에 에너지 관련 규제를 갱신하여 난관을 해쳐 나갈 수 있는 최적의 위치에 존재한다. 더불어, 청정 에너지 사업의 재정적 지속성을 보장하기 위한 민간 부문과의 협력 역시도 가능하다.
각 유형별 도시가 필요로 할 추가적인 요소들은 세계 경제 포럼이 발간한 <Rethinking City Revenue and Finance> 보고서에 제시되어 있다.
네 가지 도시유형은 각각 저탄소 에너지 전환을 위한 자체적인 정치적 · 재정적 경로를 그려야 한다. 다만 전환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치려면 모든 도시들은 공통적으로, 에너지 생태계에 엮여 있는 핵심 이해관계자들이 관여되도록 해야한다. 아래 도표는 총 여섯 그룹으로 구성된 주요 이해 당사자 단체들을 명시한다. 각 단체는 각자의 역할이 있으며, 이 중 하나라도 배제될 시 성공 여부는 불투명해진다.
이처럼 이해관계자들은 상호의존적 성향을 띄며, 꾸준히 성장하는 광범위한 생태계 안에서 상호작용한다. 규제 기관과 정책 입안자들은 금융 기관들이 장기 투자를 할 수 있게끔 장려하고 보다 친환경적이고 회복탄력적인 에너지의 발전, 송전, 배전을 촉진하는 환경을 제공한다. 에너지 서비스 제공자들은 규제 기관과 정책 입안자들이 설립한 장기적 목표에 부합하고자, 연구 기관과 협력해 혁신 기술을 개발하고 필요한 자금을 금융 기관으로부터 요청한다. 금융 기관은 청정 에너지와 에너지 효율 프로젝트에 대한 장려책들이 실행될 수 있도록 자본을 제공한다. 국제 단체는 크로스 보더와 크로스 인더스트리와 연관된 필수 논의사항을 위한 회의를 소집할 수 있다. 그리고 소비자들은 수요를 창출하는 동시에 새로운 종류의 제품과 서비스에 반응하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최종 사용자들이 에너지 소비에 대하여 (1)지속적인 모니터링 (2)새로운 제품 · 기술의 적용 등을 통한 의식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이는 다른 모든 관계자들이 핵심적인 투자 결정을 내리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가치는 단순히 한 관계자가 다른 이에게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으로 창출되지 않는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독립체들의 융합과 협력이 필요하다.
지속 가능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효율 높은 방식으로 미래 도시의 연료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유형에 관계없이 모든 도시는 네 개의 폭넓은 경로를 따라야 한다. 이 경로는 각 도시의 정치적 권한과 재정 자립도에 따라 규격이 조정되어 적용된다. 각각의 경로를 따르는 과정에서, 에너지 문제를 둘러싼 대규모 생태계 속에서 일하는 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서로 다른 이해관계자들의 전문 지식과 자원에 접근하고 관계를 맺으며, 그 경로의 끝에서는 결국 새로운 방법의 가치 창출에 도달하게 된다.
모든 도시가 공통적으로 밟아야 하는 첫 번째 단계는, 국가나 도시의 구체적인 넷제로(Net Zero) 선언에 대한 철저한 평가다. 이를 통해, 탄소중립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과정에서 에너지 규제가 어떻게 기능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발전하는 기술(ex, 전기차, 에너지 탈중앙화 시스템)들을 장려하고, 보조하며, 지속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규제의 틀은 현대화되어야 한다. 친환경적이고 탄력적인 에너지 공급원 개발에 대한 장려책을 제공하는 동시에, 에너지 절약 프로그램(ex, 그린 빌딩 보조금, 에너지 환급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청정 에너지 규정의 효과를 지속적으로 모니터하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개선하기 위해, 도시들은 새로운 기술이 가진 힘을 빅 데이터 분석과 머신 러닝의 형태로 활용해야 한다.
도시 이야기: 태양광 사업을 촉진시킨 멕시코의 법
2012년, 멕시코는 기후 변화에 대응해 배출가스 규제를 포함한 법을 제정한 선발주자 중 하나가 되었다. 해당 법안은 202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30%로 줄여 기후 변화를 완화하기 위한 조항을 포함하며, 더욱 높은 수준의 노력을 보일 것을 약속했다. 2024년에 국가 전력 35%의 재생 에너지원 생산을 추가적으로 의무화했다. 그 이후로, 태양광 이용률은 급속히 증가해왔다. 2022년 봄, 멕시코 시티(의존형 도시)의 정부는 센트랄 데 아바스토 지역 도매 시장의 광활한 지붕 면적을 태양광 패널로 덮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18MW의 발전량을 생산할 수 있는 세계 최대 도시형 태양광 발전소다. 이 프로젝트는 국가의 에너지 전환 기금을 통해 자금을 마련할 수 있었다.
도시 이야기: 생태계와 정책을 결합한 싱가포르
싱가포르(자립형 도시)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36% 저감하겠다는 목표를 설립했다. 이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싱가포르는 정책을 비롯해 다양한 주요 전략들을 내세웠다. 2018년, 싱가포르는 동남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탄소세를 도입한 나라가 되었다. 초반에는 톤 당 S$5의 단위로 제정되었지만, 2022년에 대폭 인상되어 2024-2025년에는 톤 당 S$25, 2030년에는 S$80을 예정치로 설정했다. 청정 에너지 기술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이러한 공격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더불어, 싱가포르의 한정된 영토가 청정 에너지 생산에 장애물로 작용하기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 도시는 선 케이블(Sun Cable) 프로젝트를 차용했다. 이 프로젝트는 싱가포르와 호주 사이 4,000km길이의 바닷속 고압 케이블을 구축해 호주의 태양광 에너지를 싱가포르로 전송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청정 에너지 시장 성숙도에 상관없이, 모든 도시들은 미래의 지속 가능한 에너지 회복탄력성에 대한 계획을 즉시 설립해야 한다. 이 전략의 중심은, 화석연료 의존도를 감소시킬 에너지 기반 시설(ex: 전기차 충전소)에 투자하는 것이다. 계획은 빠르고 기민해야 하며, 단기 · 중기 · 장기적인 인프라 투자를 모두 포함해야 한다. 각 도시는 (1)신규 청정 에너지 계획의 환경적 영향력을 이해해야 하며 (2)국가 차원의 전략을 도시 청정에너지 계획에 반영하고 (3)기술 혁신을 수용할 수 있도록 확장 가능하고 유연한 기반시설 투자전략을 세워야 한다. (예시로, 전기차 보급의 높은 수치는 곧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자립적인 에너지 동력원 공급으로 이어진다.)
도시 이야기: 두바이의 그린 이니셔티브
2015년, 두바이 전기수도청은 EV Green Charger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이는 두바이 내 전기차 충전소 100개 소를 추가로 확충하며, 2017년 9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자동차 소유주들은 무상으로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었다. 두바이(자립형 도시)에 등록된 전기차의 수는 2015년 12월 31일에 71대였지만 불과 한달만인 2022년 1월 31일 약 71배 증가한 5,107대를 기록했다. 충전소는 325개의 지점으로 불어났으며, 8,800MWh 이상의 전기를 제공하여 전기차 사용자들이 대략 5800만km를 이동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도시 이야기: 인천의 연료 전지 발전소
오늘날, 도시 기반의 열병합발전소(열과 전기를 둘 다 생산하는 시설)는 도시의 전기와 난방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수소는 이러한 상황에 활용되기 적합한 특성을 갖추고 있다. 기존 화석연료 기반의 가스 터빈 · 엔진의 일부를 개조 또는 신규 제작한다면, 수소를 활용한 열병합발전시설로 탈바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인구 230만의 도시 인천에서는 78MW규모의 ‘세계 최대’ 신인천빛드림 수소 연료전지 발전소가 2021년 문을 열었다.
도시 이야기: 브레시아 제철소
도시 근처의 대규모 공장에서는 다량의 배출물이 발생하며, 이 중 일부는 폐열(Waste heat)의 형태로 방출된다. 이탈리아 브레시아 도심부와 3.2km 거리에 위치한 한 제철소는, 폐열을 회수하고 브레시아(인구 수 20만명)의 주요 연료로 활용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제철 공정에서 발생하는 폐열은 두 가지 목적으로 회수된다. 겨울에는, 증기가 열교환기를 통해 지역난방 시스템으로 전달되어 2,000 가구 이상에게 열을 공급할 수 있다. 여름에는, 폐열을 활용해 700가구에게 제공될 전기를 생산한다. 이 프로젝트는 연간 10,000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로 이어진다.
지난 10년간 이루어진 태양광 발전 효율성의 획기적인 증대에서 입증되었듯이, 현 시점의 경제 혼란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도시들은 청정에너지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일을 멈춰서는 안 된다. 이는 더 넓은 이해관계자 생태계와 긴밀하게 협력할 필요성을 의미한다. 미래의 연구개발은 에너지 최적화를 위한 신기술 적용에 대한 투자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인공지능과 머신 러닝은 (1)계획 수립 (2)예측 능력 (3)컴퓨터 비전(Computer Vision)을 통한 에너지 사용 모니터링의 측면을 향상시킬 수 있다. 또한, 블록체인을 이용하여 (1)스마트계약(Smart Contract)과 (2)효율적인 에너지 거래 및 관리 등의 분야로에서 활용하는 것 역시 가능하다. 또한 에너지 저장기술에 대한 연구개발도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영역이다. 마지막으로, 각 도시는 새로운 에너지 저장 기술의 테스트베드(Testbed)를 필수적으로 마련하여, 신규 기술의 영향력과 확장 가능성에 대한 투명한 모니터링을 지속해 나가야 한다.
도시 이야기: 헬싱키 에너지 챌린지
헬싱키(국가 기금에 의존하지만, 에너지 소비량을 감축하기 위해 독립적인 계획을 설립하는 측면에서 갈망형 도시로 분류됨)는 2025년까지 탄소 중립 도시를 목표로 하는 담대한 도전을 내세웠다. 헬싱키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절반 이상은 실내 난방 시스템이 차지하고 있었다. 이러한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2021년 여름을 기점으로 ‘헬싱키 에너지 챌린지’를 실시했다. 이는 12달을 기간으로 한, 100만 유로(약 13억 2천만 원) 상금을 건 크라우드 소싱 챌린지다. 스타트업, 중소기업과 대기업, 연구 기관, 대학교, 개별 전문가와 컨소시엄이 모두 참여 대상으로 포함되었다. 챌린지의 목표는, 바이오매스 연료를 최소한으로 사용해 헬싱키의 새로운 탈탄소화 난방 시스템을 고안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35개 국에서 252개의 신청서가 헬싱키로 들어왔다. 10건의 제안서가 본선에 진출했으며, 그 중 4팀이 최종 우승자로 선별되어 그들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기회가 주어졌다. 그 중 하나는 심층 해저수를 끌어올려 히트 펌프로 재처리해 열을 생산하는 바닷물 이용 난방 시스템의 사업 계획서다. 탄소 중립 난방 사업은 다양한 해결책들의 혼합으로 달성된다는 측면에서, 이 챌린지의 사례는 우리에게 이해당사자 간의 협력이 가진 힘을 보여준다. 또한 글로벌 크라우드소싱의 개최가, 미래 지향적 난방 시스템의 테스트베드(testbed)로 도시를 활용하는 모델 중 하나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PPP는 청정에너지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 가장 가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에너지 절약 및 청정에너지 추진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변화를 가속화할 수 있는 혁신적인 모델이 필요하다. 즉, 지속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민간 부문에서 실행 가능하도록 계약 조건을 확장해야 하고, 독창적이며 파괴적인 혁신을 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도입 등을 고려해야 한다. 예시로, PPP를 통해 가로등 업그레이드를 위한 신속하고 효율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도시 이야기: 남아프리카의 전력 조달 프로그램(REIPPP)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2.5 백만 톤으로 감소시키겠다 공표한 남아프리카의 계획과 관련하여, 정부는 민간 부문이 재생 에너지에 투자하도록 장려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이니셔티브를 실행했다. 재생에너지 독립전력생산 조달프로그램(REIPPP)는 육상 풍력, 태양광 PV, 태양열, 고체 바이오매스, 바이오가스, 매립 가스 및 소규모 수력 발전소와 같은 청정 에너지 프로젝트에 적용된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서로 다른 입찰에서 각 기술에 대해 상한금액이 설정되며 낙찰자는 20년간 전력구매계약을 맺을 수 있다. 현재까지, REIPPP는 6,000 MV 이상 규모의 신재생 · 청정 에너지 전력 발전소 (대부분 풍력, 태양광 에너지) 설치를 이끌어냈다. 이중 많은 프로젝트는 특정 인구 밀집 지역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었다. 일례로, 2021년 8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이스턴 케이프 주는 이 지역의 3개 도시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34.5MW Wesley- Ciskei 풍력 발전소를 완공했으며, 시설의 개발자인 EDF신재생은 남아공 국영전력기업 에스콤(Eskom)에게 생성된 전력을 판매하기로 합의했다.
도시 이야기: 호주의 마이크로그리드
호주 레이크랜드(인구수 300명)는 소규모 투쟁형 도시의 예시다. 정책과 관련된 권력은 없지만, 자립성을 키우기 위하여 나아가는 중이기 때문이다. 이미 레이크랜드가 활용하는 에너지의 40%는 지역 태양광 발전소와 마이크로그리드로부터 생산된다. 퀸즐랜드 북부에 위치한 레이크랜드는, 화재와 태풍으로 인한 극심한 전력 불안정성 문제를 고질적으로 앓아왔다. 하지만 농촌 도시들의 에너지 자립성 확보를 위한 호주재생에너지청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10.8MW 태양광 발전소가 마이크로그리드의 일부로 운영되는 1.4MW 리튬 이온 배터리 저장 시설과 함께 개발되어 지역에 에너지를 공급하고 있다.
레이크랜드 태양광 발전 · 에너지 저장소 프로젝트는 2017년에 가동을 시작하였으며 이제 전국적 정전이 발생되었을 때 일정 시간 동안 1,000 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더불어 에너지 초과 생산량을 국가 전력망에 판매함으로써, 수익성 있는 벤처 사업으로 거듭나는 방법을 제시하였다.
이렇게 형성 중인 생태계가 성공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아직 풀어나가야 할 과제가 많다. 각 이해관계자들은 수행해야 할 중요한 역할들이 있으며, 이는 자기인식으로부터 비롯된다. 각 도시들은 각자가 가지고 있는 자산과 장점뿐 아니라 책임과 제약요소를 명확히 인지해야 한다. 향해야 하는 경로는 명확하며, 획기적인 발전을 위한 기회는 모든 도시에게 열려 있다.
우리가 발전함에 따라 낙관주의와 현실주의를 함께 품고 동시에 사안의 긴급성을 잊지 않는 자세가 필수적이다. 도시는 실험, 제도시행, 솔루션 적용과 확장을 위한 연구실이다. 비록 기후 변화는 국제적인 현상이지만, 아직까지 단일한 국제적 해결방안은 합의된 바 없을뿐더러, 국가적 차원의 변화 역시도 소수의 경우다. 국가 그리고 국제적인 행동 조치는 필수적이다. 하지만 성공의 이정표, 다시 말해 실제의 노력과 증명 과정들은, 세계의 활기찬 도시들에서 나타날 것이다.
도시 지도자들은 그들의 도시가 현재 어떤 상황에 처해 있고, 어느 정도의 역량을 지니고 있는지 이해하며 그를 바탕으로 행동해야 한다. 이미 개선을 위한 많은 솔루션들이 가까이 있다. 이제는 확장, 배포, 자금 조달 및 통함의 문제다. 생태계에 포함된 모든 참가자들의 선의의 노력, 그리고 그들의 독창적인 도전을 통해서만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