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산업은 앞으로 몇 년 동안 더욱 심화될 다양한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전 세계 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35년까지 약 90억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동시에 당뇨병, 암, 치매와 같은 만성 질환의 발병률도 증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질환의 글로벌 치료 비용은 2030년까지 47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한, 공공 의료 서비스의 병목 현상으로 인해 일상적인 치료가 지연되고 있으며, 전 세계적인 의료 인력 부족 문제로 인해 이러한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GLP-1 약물과 같은 새로운 치료제가 다양한 질환 치료에 대한 희망을 주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비용이 너무 커서 일반 대중이 쉽게 접근하기 어렵습니다. 미국에서 이러한 비만 치료제를 복용하려면 환자 1인당 한 달에 약 500달러의 비용을 부담해야 합니다. 이와 더불어, 소득과 교육 수준의 격차는 건강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한편, 그 동안 리테일 산업의 발전을 통하여 누리게 된 편리함과 높은 서비스 수준을 경험한 소비자와 환자들은 이제 이러한 가치를 의료 서비스에서도 기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도전 과제는 미래의 기회이기도 합니다. 상상해 보세요. 개인 맞춤형 치료가 모두에게 제공되고, AI가 가능케한 현재보다 더 빠르고 효과적이며 비용마저 적게 드는 신약개발의 미래를. 기술 플랫폼과 의료 서비스가 협력하여 디지털 의료 환경을 구축함으로써 의료 접근성이 향상되는 미래를. 스마트 웨어러블 기기가 더 다양한 질환의 조기 경고 신호를 감지하고, 실시간 AI 진단이 가능한 의료 기기 혁신이 이루어지는 미래를.
의료 산업은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주요 메가트렌드의 영향을 받으며 재구성되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 기술 혁신, 인구 구조 변화, 글로벌 질서의 분열, 사회적 불안정과 같은 거대한 흐름은 장기적인 변화를 가져오지만, 그 여파는 이미 현재에도 실감할 수 있을 만큼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기업의 리더들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단기적인 위기를 해결하는 동시에, 장기적으로 조직의 진화와 번영을 위하여 이러한 메가트렌드의 영향에 적응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합니다.
이러한 메가트렌드는 건설, 제조, 이동, 에너지, 식량, 의료와 같은 인간 활동의 기본 영역에서 변화를 일으키고 있으며, 각 분야들과 마찬가지로 의료 분야에서도 새로운 생태계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미래의 의료 생태계는 오늘날의 의료 산업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전통적인 의료산업 참여자와 비전통적인 참여자가 협력하여 새로운 방식의 치료를 구상하고, 구현하며, 제공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가치의 이동’(Value in Motion) 이라는 거대한 변화가 나타날 것입니다. 완전히 새로운 가치 창출 기회가 등장하며, 환자가 의료 생태계의 중심에 자리 잡게 됩니다. 현재는 미미한 규모의 시장이 앞으로 크게 성장할 수도 있고, 반대로 일부는 완전히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기존 의료 기업과 스타트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공공 및 민간 부문, 규제 기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기존 산업의 경계를 넘어서 협력하게 될 것입니다. 그 결과, 의료 생태계는 증가하는 의료 수요에 대응하고 비용 부담을 줄이면서도 소비자의 기대를 충족할 수 있게 더욱 확장되고 다양한 네크워크로 재구성 될 것입니다.
이미 여러 기업과 기관이 이러한 변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기업의 리더들은 기존의 전통적인 가치 사슬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폭넓은 생태계를 포용하는 전략적 전환을 통해 미래의 도전 과제를 극복하고, 새로운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PwC는 향후 10년 동안 글로벌 의료 생태계가 다음 네 가지 핵심 요소를 중심으로 재구성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보다 예방적으로서 질병이 악화되기 전에 위험 요인을 사전에 관리하여, 사람들이 더 오래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보다 개인 맞춤형으로서 기존의 획일적인 의료 시스템에서 벗어나, 개개인의 고유한 요구에 맞춘 맞춤형 치료로 변화합니다. 의료서비스는 보다 예측적이며 선제적으로 변하여, 현재의 반응적인 치료 방식에서 벗어나, 첨단 기술을 활용해 문제를 사전에 파악하고 조기 개입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그리고, 진료현장에 더욱 집중하여 의료 서비스가 제공되는 장소와 방식, 제공주체가 변화할 것이며, 원격 진료, 지역사회 기반 의료, 원격 수술 등의 분야에서 큰 성장이 기대됩니다.
질병 위험 요인을 사전에 관리하고, 자기 주도적인 건강한 생활 습관을 장려하면 의료 서비스의 수요를 줄일 수 있습니다. 예방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 전체 인구의 건강 수준을 향상시키고, 의료 시스템의 부담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영국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주도하는 Our Future Health 프로그램은 유전자 정보를 활용하여 질병 예방을 위한 치료법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정부 보조금과 생명과학 기업 및 건강 연구 재단의 투자로 운영되며,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는 이해관계자들이 기술과 전문지식을 제공하여 보다 효과적인 질병 예방 및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의 NGO Better Health Programme은 MyBHP라는 디지털 헬스 앱을 개발하여, 건강한 식습관과 체중 감량을 통해 만성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이 앱은 비만 감소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지역 식품 공급업체와 음식점을 등록하여 보다 건강한 식품을 홍보하는 플랫폼 역할을 합니다.
개인 맞춤형 치료는 잠재적 치료옵션에 대한 보다 균형적이고 신중한 평가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건강에 상당한 개선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환자의 유전적 특성과 생활 방식 및 환경적 요인을 고려한 맞춤형 치료는 각 환자의 개별적인 요구사항과 특성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접근방식을 통해 보다 정밀한 진단이 가능하고, 치료 선택이 어려운 질환에도 효과적인 개입이 가능하며, 의료 비용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두바이의meta[bolic]이라는 치료 기업은 GluCare라는 건강 관리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플랫폼은 스마트 웨어러블 기기 Oura Ring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심장 건강과 신진대사 활동을 모니터링하고 이를 통해 합병증을 예방하고, 질환이 악화되기 전에 조기 진단을 가능하게 합니다.
의료 기관들은 데이터와 기술을 활용하여 치료에 대한 보다 예측적이고 선제적인 접근 방식을 취해야 합니다. 질병이 진행되기 전에 더 이른 단계에서 환자를 치료하여 환자의 건강 상태를 개선하고 의료 부담을 줄이며 전반적인 치료 수준을 높일 수 있습니다. 선제적 치료를 지원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영국과 미국에서 운영되는 Zoe는 가정용 혈당 모니터링 키트를 제공하여, 소비자들이 혈당을 급격히 상승시키는 음식을 파악하고 장내 미생물 건강을 지원하는 식단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개인은 의료서비스 제공자가 제공하는 건강 모니터링 및 유지관련 구독기반 건강관리 모델을 활용하여 자신의 건강을 관리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미국의 1upHealth는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을 통해 건강 데이터 공유를 활성화하여, 의료 제공자, 보험사, 헬스테크 기업, 생명과학 기업들이 보다 효율적으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이를 통해 보다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치료를 제공함으로써 환자의 건강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진료 장소를 환자에게 보다 접근성이 높고 편리한 환경으로 이동시키는 것은 의료 서비스의 역학을 바꿀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접근방식에는 원격 진료, 지역사회 기반 의료, 원격 수술 등이 포함되며 의료 서비스는 더 환자 친화적이고 효율적으로 변화하는 것 외에도 상당한 비용절감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의 Kaiser Permanente는 Target 매장 내 Target Clinic에서 치료 서비스를 제공하며, 소비자들이 같은 공간에 있는 CVS 약국에서 처방을 바로 받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소비자에게 편리함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혁신적인 케어 솔루션을 제공한 회사의 경험은 다른 잠재적 업체가 더 많은 혁신을 주도할 수 있도록 벤처펀드를 설립하게 하였습니다.
환자 중심 모델에서는 의료 기관들이 중요한 핵심요소들을 활용하여 새로운 방식으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여러 장애물을 극복하고 의료 생태계의 재구성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변화를 가속화하기 위한 다양한 핵심 요소가 필요합니다. 조직은 이러한 요소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의료 시스템의 발전을 앞당기는 능력을 마스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래의 의료 제공 방식은 의료 종사자를 유치하고 유지하는 것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요구합니다. 고용주는 노동력을 장려하고 동기 부여할 수 있는 새로운 고용 모델을 개발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또한, 의료 인력의 업스킬링(upskilling)(기존 직무에 필요한 새로운 기술 습득)도 마찬가지로 동기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이는 의료 전문가들이 최신 기술을 익히고 역량을 확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미래 의료 시스템 변화를 대비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기술은 건강 결과를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웨어러블 기기와 모니터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통해 보다 효과적인 질병예방과 관리가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혈당 모니터링 장치는 과거에는 특정 환자만 사용할 수 있는 전문적인 솔루션이었지만, 이제는 대중적으로 보급되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은 환자들이 더 많은 정보를 쉽게 접하고 자가 건강 관리를 할 수 있는 도구를 활용할 수 있게 하며, 원격 진료 및 원격 수술 기술을 더욱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AI 애플리케이션은 가치사슬을 따라 다양한 영역에서 의료진을 도와줄 수 있습니다. AI는 임상적 방식으로 사용되어 의료진이 고위험 환자를 식별하여 면밀히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AI는 의료 데이터를 분석하여 섬망(Delirium)과 같은 질환을 보다 정확하게 진단하는 데 활용될 수 있습니다. AI가 의사의 진료 기록을 자동으로 문서화하여 의료진의 행정 업무 부담을 줄여줄 수 있습니다.
데이터 공유는 보다 나은 건강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환자 데이터의 민감성을 고려할 때, 강력한 데이터 규제 및 보안 조치를 마련하여 개인 정보 보호를 보장해야 합니다. 또한, 개인 및 기업이 의료 데이터를 공유하도록 장려하고 보상 체계를 마련해야 하며, 의료 종사자들은 이러한 데이터를 활용하여 보다 정확한 예측과 계획을 수립하고 새로운 의료 혁신을 촉진해야 합니다.
의료 규제는 국경을 초월한 의료서비스 제공가능성을 고려하여 개별 국가차원을 넘어 글로벌 관점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조기 개입, 맞춤형 치료, 통합 의료 및 지역사회 기반 모델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의료 모델로의 전환은 자금 조달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며, 이에 따라 자금 배분에 대한 어려운 결정이 필요하게 될 것입니다. 제약 및 생명과학 기업들은 새로운 의료 모델에 적응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필요로 하며, 이러한 인센티브는 가치 기반 가격 책정, 예방 의약품에 대한 보조금 및 지원금 등의 형태로 제공될 수 있습니다. 의료 생태계의 모든 이해관계자는 이러한 재구성이 장기적으로 모든 의료 참여자에게 혜택을 가져다 줄 것임을 인식해야 합니다.
소비자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은 미래 의료의 중심 요소입니다. 이는 개인이 자신의 의료에 대해 정보에 입각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필요한 정보, 도구, 자율성 및 교육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환자 교육 또한 예방적이고 능동적인 의료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건강한 행동을 촉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또한, 자가 모니터링을 지원하기 위한 적절한 건강 데이터와 기술 활용을 촉진하면, 환자가 가정에서 병원 수준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가상 병동 시나리오와 같은 전략을 통해 의료 부담을 더욱 줄일 수 있습니다. 웨어러블 기술은 개인이 자신의 건강 데이터를 직접 접근하고 소유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더욱 큰 자율성을 제공합니다.
진화하는 의료 환경에 참여하고 그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래 의료의 모든 이해관계자는 의료 생태계가 어떻게 변화할지를 명확히 이해해야 하며, 여기에는 가치가 창출되거나 소멸될 지점을 파악하는 작업이 포함됩니다. 이후, 각 주체는 기존 및 미래 역량을 기반으로 각 생태계에서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은 의료 생태계 내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 조직을 재정립하고 재배치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마지막으로, 각 주체는 자신이 속한 생태계 내에서 성공을 달성할 수 있도록 제3자 관계 및 협력 모델을 개발하여 다른 참여자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