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에 들어서면서 인공지능(AI) 기술은 급속도로 발전하며 산업 전반에 걸쳐 혁신을 이끌고 있다. 이러한 AI 기술의 중요성은 여러 국제 행사와 정책 변화에서 강조되고 있다. 예를 들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AI 기술을 국가 경제 성장과 기술 혁신의 핵심 요소로 지목하며, AI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이러한 정책 변화는 AI 산업의 발전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기업들이 AI 기술을 보다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개발·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보스포럼에서도 AI 기술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었다. 세계 지도자와 산업계 전문가들은 AI 기술을 활용하여 인류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는 논의를 진행했다. 이러한 논의는 AI 기술이 단순한 기술 발전을 넘어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AI 기술의 발전은 글로벌 기업들 사이에서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CES 2025와 같은 국제 전시회에서는 다수의 기업들이 AI 기반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이며, 산업의 경계를 넘어선 혁신을 이끌고 있다. 예를 들어, 존디어(John Deere)는 자율주행 기술을 통해 농업 분야에서 혁신을 이루고 있으며, 보쉬(Bosch)는 AI를 활용하여 일상생활을 더욱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한, 파나소닉(Panasonic)은 AI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 혁신 전략을 발표하며, 고객과 파트너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AI 기술은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하고 있으며, 기업들은 AI를 통해 미래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AI 시대의 도래는 단순한 기술 발전을 넘어 경제 성장과 사회 발전을 동시에 이루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은 AI 관련 투자에 있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인공지능 시장 규모는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36.6%의 고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 시장조사기관 스테티스타)
AI산업은 플랫폼 비즈니스와 유사하게 선순환 구조와 승자독식 구조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고객 경험을 통해 데이터를 축적 및 학습을 하고 이는 곧 애플리케이션 생태계 확장으로 이어지게 되어 선순환 구조가 구축될 것이다. 결국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여 고품질의 결과를 내는 AI 플랫폼에 고객들이 몰리게 되어 후발주자가 진입하기 어려워 승자 독식의 산업 구조가 될 것이기에 많은 기업들은 AI관련하여 투자를 늦추기 보다는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
[파운데이션 모델의 플라이-휠(다중적 선순환) 구조]
'고객 경험 → 데이터 축적 및 학습 → 애플리케이션 생태계 확장'을 기반으로 다중적 선순환 구조 구축
(자료: 하나금융연구소)
이렇듯 AI 기술 패권 선점을 위한 각 기업들의 노력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AI지수는 2023년 기준 6위에 그치고 있다. 종합 순위는 6위이지만 민간투자 부분은 18위에 그치고 있어 해당 분야에 경쟁력 확보가 시급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후술할 SK네트웍스의 엔코어 인수 사례를 통하여 한국의 AI 민간 투자 및 경쟁력 확보의 방향성을 알아보고자 한다.
2023년 전체 62개국 기준 인재, 특허, 정책 등 평가. (자료: 한국경제인협회·토터스인텔리전)
(자료: 한국경제인협회·토터스인텔리전)
SK네트웍스는 AI 산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해 데이터 관리 기업인 엔코아를 951억원(지분 88.47%)을 들여 인수했다.
데이터는 AI 산업의 핵심 자원으로,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하는 역량은 기업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SK네트웍스는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AI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엔코아를 인수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이는 자체적으로 데이터 관리 및 분석 기술을 구축하는 것보다 인수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데이터 분석은 기업이 고객의 행동 패턴을 이해하고, 시장 트렌드를 예측하며,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AI 기술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하여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데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며 데이터 분석은 AI 서비스에 있어 출발점이 되기에 데이터 분석 역량은 향후 AI 밸류체인 고도화에 있어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자료: TTA 저널)
엔코아는 국내 데이터 관리 분야에서 선두 기업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통신, 금융, 모빌리티 등 다양한 산업에서 500여 개의 고객을 대상으로 데이터 관리 컨설팅 및 솔루션을 제공해 왔다. 특히, 데이터 모델링, 메타데이터 관리, 품질 관리 등 9개의 핵심 솔루션을 보유한 국내 유일의 풀스택 서비스 제공업체로서, AI와 클라우드 비즈니스의 성장과 함께 더욱 주목받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엔코아 인수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함과 동시에 데이터 기반 경영 체계를 강화하고자 한다. SK네트웍스는 정보통신, 생활가전 렌탈, 모빌리티, 호텔 등 다양한 산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엔코아의 기술력을 활용하여 AI 기반 사업 모델을 더욱 고도화 할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 분석을 위한 기술력을 자체적으로 구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이다. 데이터의 수집, 저장, 처리, 분석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고도의 전문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며, 이를 위한 인프라와 인력을 확보하는 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기업들은 M&A를 통해 데이터 분석 역량을 빠르게 확보하는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SK네트웍스가 엔코아를 인수한 사례는 이러한 전략의 대표적인 예이다. 엔코아가 보유한 데이터 관리 및 분석 기술력과 경험을 통해 SK네트웍스는 AI 기반 사업 모델을 신속하게 고도화할 수 있었으며, 이는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M&A를 통한 AI 시대에 있어 핵심 역량을 확보하는 것은 빠르게 진화하는 AI 산업에서 시기를 놓치지 않고 AI 시대에 발맞춰 나가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특히 SK네트웍스는 인수 당시 단기 실적보다는 엔코아가 보유한 무형의 AI 관련 자산에 주목했다. 엔코아의 단기 실적은 컨설팅 및 솔루션에 대한 고객사의 수요에 의존하므로 경기와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성을 보인다. 그러나 AI 시대에 필수적인 데이터 관리 노하우 등 본질적인 무형 자산의 가치는 변하지 않으며, 그 가치가 SK네트웍스의 AI 산업 진출을 위해 필요한 핵심 자산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엔코아는 데이터 관리 솔루션 분야에서 Full-Stack(데이터베이스·웹서버·서버 사이드 코드·브라우저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와 작동 체계) 서비스 체계를 구축했다. 이에 따라 모델링, 메타데이터, 품질관리, 데이터 이행, 데이터 가상화 등 전반적인 데이터부문에서 높은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 강점이다.
특히 데이터 통합 시뮬레이션 솔루션인 데이터 가상화 시장은 2030년까지 연평균 2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엔코아는 이와 관련해 자체 솔루션을 개발한 상태로 경쟁력을 확보했다.
(자료: VMR, LS증권 리서치센터)
SK네트웍스는 엔코아 인수를 통해 본사는 물론 각 계열사 및 사업부 내 독립적인 데이터 통합 인프라 구축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나아가 향후 그룹사와도 협업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중이다. 따라서 SK네트웍스는 엔코아가 보유한 수준 높은 경력과 경험을 지닌 IT 컨설팅 인력과 오랜 업력 동안 회사 내부에 축적된 데이터 관련 노하우 및 데이터를 한 번에 인수하는 것에 집중하였으며, 이를 통해 구축된 원스톱 솔루션 패키지는 SK네트웍스가 AI 관련 기반을 단숨에 강화하는 데 큰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I 시대에서 M&A는 효과적으로 시장을 따라갈 수 있는 수단이다. 사례로 살펴본 SK네트웍스는 기존 종합상사 비즈니스 모델에서 데이터 관리 회사인 엔코아를 인수함으로써 비즈니스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줬다. SK네트웍스는 엔코아와의 시너지를 통해 보유 사업과 자회사 데이터를 통합하는 경영 체계를 구축하여 AI 컴퍼니로 도약 할 기회를 얻었다. 이러한 전략적 움직임은 SK네트웍스가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AI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산업간 경계를 허물고 성장의 모멘텀이 되고 있는 혁신 기술에 대응하기 위해 기술 기업의 인수합병 또는 전략적 제휴로 시너지를 높이는 사례가 앞으로도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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