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2025년 1월 21일 「IPO 및 상장폐지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하였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이 발표된 이후, 국내 증시 저평가 이유 중 하나로 지나치게 많은 상장기업으로 인해 자본 배분이 분산된다는 점이 중요하게 언급되어 왔기에 이번 제도개선안은 이러한 맥락에서 예견된 사항으로 볼 수 있다.
개선안은 ① IPO 단계, ② 상장유지 단계 ③ 상장폐지 단계로 구분된다. IPO 단계에서는 단기차익 목적의 투자에서 벗어나 가치기반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가 보완된다. 상장유지와 상장폐지 단계에서는 상장 폐지 요건을 강화하고, 심사기간이 단축되어 저성과 기업이 시장에서 신속하게 퇴출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코스닥 시장의 경우, 현행 매출액 30억원 및 시가총액 40억 원 이상이 상장 유지 조건이라면 이를 단계적으로 상향 조정하여 2029년에는 매출액 100억 원, 시가총액 300억 원 이상이 되어야 상장을 유지할 수 있다. 코스피의 경우에도 현행 매출액 50억 원, 시가총액 50억원 이상의 조건을 2029년 기준 매출액 300억 원, 시가총액 500억 원까지 조정하며, 이는 현행 시가총액 요건의 약 10배 수준이다. 2024년 3분기 기준으로 한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2026년에 해당하는 기업이 17개사, 2029년에는 코스닥 137개사(전체 상장사 중 8%), 코스피 62개사(전체 상장사 중 7%)가 퇴출 요건에 해당할 것으로 보이며, 그 영향은 상당할 것이다.
시총·매출액 요건 단계별 강화방안
코스피 | 코스닥 | ||||
시가총액 | 매출액* | 시가총액 | 매출액* | ||
현행 | 50억 원 | 50억 원 | 40억 원 | 30억 원 | |
상향 | ’26.1.1 ~ | 200억 원 | 50억 원 | 150억 원 | 30억 원 |
’27.1.1 ~ | 300억 원 | 100억 원 | 200억 원 | 50억 원 | |
’28.1.1 ~ | 500억 원 | 200억 원 | 300억 원 | 75억 원 | |
’29.1.1 ~ | 300억 원 | 100억 원 |
* 코스피의 경우 시총 1,000억 원, 코스닥의 경우 시총 600억 원 이상이면 매출액 기준은 적용하지 아니함.
출처: IPO 및 상장폐지제도 개선안
또한, 감사의견 미달 기업에 대하여는 현행 2개 연도 연속 감사의견이 미달하더라도 개선기간을 부여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향후 개선안에서는 별도의 사유가 없는 경우 2개 연도 감사의견 미달시 즉시 상장폐지 처리로 심사기간을 단축한다. 감사의견 미달이 발생하면 다른 사유의 상장폐지 실질심사는 중단되었으나, 개선안에서는 이를 계속 진행한다.
이러한 제도 변화는 개별 투자자의 보호보다는 시장 전반의 효율성을 강조한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상장폐지 위험을 스스로 고려하고 단기적 시세차익보다는 가치 기반의 투자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상장폐지 가능성이 높은 기업은 어떤 기업일까? 어떤 기업을 유의하여야 할 것인가?
시가총액과 매출액 상장 폐지 요건에 근접한 기업을 주의하여야 한다. 특히, 매출액의 경우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이 상장기준 매출액에 현저하게 미치지 못할 경우 더욱 신중할 필요가 있다. 일부 기업은 4분기에 형식적인 위탁 판매나 가공 거래를 통해 매출액 요건을 충족시키려 한다. 그러나, 이러한 거래는 감사 과정에서 요주의 거래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으며, 결국 매출액을 인정받지 못하거나, 적정 감사의견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로 인해 상장폐지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또한, 상장폐지 기준이 각 연도별로 상향 조정되는 점을 고려하여야 한다. 특히, 매년 상향되는 폭이 크기 때문에 당해 연도 요건을 충족하더라도 다음 연도 이후 기준 미달이 예상되는 기업의 경우, 주가가 미리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IPO 및 상장폐지 제도 개선방안」 시뮬레이션 자료에 따르면, 2028년 이후부터는 시가총액이 매출액 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단계별 미충족기업 시뮬레이션
코스피 | 코스닥 | |||||
시총(기업수) | 매출액(기업수) | 중복제외 누적기업수 |
시총(기업수) | 매출액(기업수) | 중복제외 누적기업수 |
|
26년 | 200억 원(1개) | 50억 원(1개) | 2개 | 150억 원(5개) | 30억 원(10개) | 15개 |
27년 | 300억 원(11개) | 100억 원(2개) | 13개 | 200억 원(11개) | 50억 원(17개) | 27개 |
28년 | 500억 원(48개) | 200억 원(16개) | 55개 | 300억 원(94개) | 75억 원(31개) | 119개 |
29년 | - (48개) | 300억 원(24개) | 62개 | - (94개) | 100억 원(56개) | 137개 |
출처: IPO 및 상장폐지제도 개선안
감사의견 거절은 대개 기업이 회계감사와 관련하여 필요한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못하거나 제출한 자료가 신뢰성을 인정받지 못했을 때 발생한다. 내부회계관리제도는 이러한 자료를 보관하고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다. 실제로 2019년 내부회계관리제도 의견거절을 받은 총 77개의 기업 중 35개 기업이 현재 상장폐지가 되었으며, 2020년 의견거절을 받은 총 78개의 기업 중 33개 기업이 현재 상장폐지가 되었다. 약 40% 이상의 기업이 상장폐지가 된 것이다.
하지만 내부회계관리제도 의견이 거절되더라도 현재 상장 규정 상으로는 상장유지에 있어 직접적인 불이익은 없다. 이로 인해 일부 기업들은 이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으며, 단기간 내 개선하려는 노력도 부족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의견거절 사유가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 또는 검토보고서에 명시되어 있으므로, 투자자는 해당 사유를 확인하여 투자 위험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개선안에 따르면 상장폐지 심사 기간이 사유에 따라 길게는 2년, 짧게는 6개월이 기존보다 단축된다. 이는 기업 경영에 큰 실무적 영향을 미치므로 무엇보다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응이 중요하다.
정부가 발표한 「IPO 및 상장폐지 제도 개선방안」은 국내 증시의 저평가를 해소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그러나 이번 개선안으로 인해 많은 기업이 상장폐지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투자자와 경영진 모두 철저히 대비하고 위험요소를 관리해야 할 것이다. 본 기고가 이러한 변화 속에서 방향을 설정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