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지배구조의 중요한 당사자인 이사회의 역할에 자본 시장이 거는 기대가 점점 커지는 추세이다. 특히 최근 주주 권익 보호를 위한 이사의 의무에 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이사회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회사와 시장에 대한 현황 진단은 이사회의 변화를 위한 좋은 출발점이 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의 중요성과 유용성이 주목받고 있다.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는 상장기업의 이사회를 비롯한 기업지배구조 전반에 대해 표준화된 정보를 종합적으로 제공함으로써, 투자자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돕는다. 또한, 기업이 다른 기업과의 비교를 통해 기업지배구조의 현주소를 파악하고 개선의 방향성을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
삼일PwC 거버넌스센터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자산총액 5천억 원 이상 KOSPI 상장기업(비금융업 총 482개사)이 지난 2024년 5월까지 공시한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에서 추출한 정보를 토대로 이사회의 현황과 활동 등을 분석하여 ‘2024 이사회 트렌드 리포트’를 발간하였다. 리포트를 통해 국내 KOSPI 상장기업의 이사회 현황을 살펴보고 그 시사점을 알아본다.
482개 상장사* (비금융업) |
이사 총 3,086명** | ||
사내이사 1397명 |
사외이사 1476명 |
기타비상무이사 213명 |
* 본 보고서는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를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하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자산 5천억 원 이상 기업을 분석 대상으로 했다. 그러나, 보고서내 분석은 상법 규정을 고려하여 별도재무제표 기준 자산 금액으로 규모를 나누어 실시하였다. 구체적으로, 2조 원 이상 157개사, 2조 원 미만 325개사(감사위원회 설치 165개사, 미설치 160개사)이다.
** 겸직 중인 이사는 중복하여 집계하였다.
이사회는 복잡한 경영 환경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주요 업무에 관한 정책과 절차가 잘 마련되어 있다면 이사회를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 정책과 절차를 통해 현안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이 가능하며, 의무 이행의 완전성을 확보하고 운영상 분쟁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중요도가 높은 사항조차 정책과 절차가 마련되지 않은 경우가 상당했으며, 규모에 따른 차이도 크게 나타났다. 기업의 규모나 소유 구조에 적합한 절차와 정책에 대한 시장 참여자의 적극적인 논의와 모범사례 공유가 필요해 보인다.
독립성 - 이사회 독립성 보장 위한 다양한 제도의 적극적 활용
이사회의 경영 감독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독립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들이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통해 권고되지만, 실제 이사회에서의 활용도는 낮아 보인다. 독립성을 갖춘 사외이사가 이사회에서 보다 능동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이사회 차원에서 검토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
전문성 - 이사회 구성원의 배경, 전문성의 다양화 필요
전체 사외이사 중 학계 출신이 36%를 차지하여 가장 비중이 높았으며, 다음 순위의 업계(15%), 법조계(14%), 공공부문(14%)과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이사회 역량 매트릭스(Board Skills Matrix)를 활용하여 회사가 필요로 하는 이사회 전문성을 파악하고,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이사 후보자를 발굴하는 변화가 요구된다.
사외이사에게 교육을 제공한 회사의 비율은 74% 였으나, 규모에 따른 차이(자산총액 2조 원 이상 기업 94%, 2조 원 미만 기업 64%)가 컸다. 급변하는 경영 환경으로 인해 전문성의 토대가 되는 지식과 정보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므로, 이미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에게도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지식 함양이 필요하며, 신임 사외이사의 경우 회사에 특화된 오리엔테이션이 지원되어야 한다.
집행임원제도 도입 비율 2%, 집중투표제도 도입 비율 3%에 불과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할 수 있는 집행임원제도, 최대주주와 일반주주 간 이해상충 문제를 완화할 수 있는 집중투표제는 도입 비율이 매우 낮다. 기업을 비롯한 시장참여자들 간의 다각적인 논의를 통해, 제도의 취지 및 효익, 실무적 접근 방법 등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정책적인 지원도 활성화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