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안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여서 20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한다는 목표는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혁신 과제일 것이다. 작년 PwC 기후기술 보고서 2020 (The State of Climate Tech 2020)에서 우리는 이러한 혁신에 필요한 핵심적인 기후기술들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금번 PwC 기후기술 보고서 2021에서는 새롭게 부상하는 기후기술에 대한 전 세계 투자 동향을 분석하여 투자자들의 기후기술 투자가 기후 영향과 투자수익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파리협정 목표인 지구 온난화 1.5도 미만 제한에 기여하고 있는 지를 확인하였다.
작년에는 벤처 캐피탈 시장에 큰 변화가 있었다.
기후 변화 영향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기후기술에 대하여 새로운 유형의 자본과 자금 조달 메커니즘으로 상당한 신규 투자 흐름이 나타났다.
기후변화에관한정부간협의체(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IPCC)는 2021년 8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과감한 행동을 촉구하고, COP26에서는 청정기술의 전 세계 도입을 가속화하기 위한 국가와 기업의 긴밀한 협력 계획이 포함된 '글래스고 돌파구(Glassgow Breakthrough)'가 선언되었다.
EU의 지속가능금융 공시규정(Sustainable Finance Disclosure Regulation; SFDR)과 같은 새로운 규제와 더불어 ESG에 대한 높은 관심은 기후기술의 성장을 유도하고 기업과 투자자들의 전략 변화를 이끌고 있다. 수천 개의 기업들이 넷제로를 공개적으로 선언하고 과학기반의 목표를 설정하고, B Corp[1] 지위 확보를 통해 자신들의 사회 공헌 기여를 입증하려고 한다. 또한 수십억 달러의 메가 펀드가 기후기술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1] 역자 주. 비코프(Benefit Corporation; B Corp): 민간 차원의 사회책임기업 인증으로 미국 34개 주, 이탈리아, 콜롬비아 등에서 법제화되어 도입된 법인격을 의미함.
기후기술 투자는 새로운 투자 자산 유형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면서 2020년 하반기와 2021년 상반기에 걸쳐 총 875억 달러가 투자되었다. 이 중 2021년 상반기에 투자된 600억 달러는 역대 최고 수준으로 이는 직전 12개월 총 투자 금액 284억 달러에서 210% 증가한 금액이다. 벤처캐피탈이 투자한 1달러 중 14센트가 기후기술에 투자된 셈이다.
2021년 상반기 평균 거래 규모는 1년 전 2,700만 달러에서 9,600만 달러로 거의 4배 가량 증가했다. 메가딜이 보편화되면서 기후기술 투자 규모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혁신적인 금융은 기후기술 성장의 핵심이다. 지난 18개월 동안 스펙(SPAC, 특수 목적 인수 회사)이 새로운 투자 수단으로 부상하였다. 이 새로운 자금 조달 방식은 기후 기술 성장을 주도하면서 2020년 하반기와 2021년 1분기에 280억 달러를 조달하여 전체 자금 펀딩의 3분의 1을 차지하였다.
모빌리티와 운송수단은 가장 집중적인 투자를 받은 분야로 2020년 하반기와 2021년 상반기에 580억 달러의 투자를 받아 동기간 전체 조달 금액의 3분의 2를 차지했다. 이 중 전기차(EV)와 온실가스(GHG) 저배출 차량에 대한 투자가 지배적으로 총 투자액은 330억 달러에 달하였다. 산업제조 및 자원 사용 부문에서도 2020년 하반기와 2021년 상반기에 69억 달러를 조달하여 전년 동기 대비 4배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미국은 2020년 하반기와 2021년 상반기에 기후기술 투자에 있어서 가장 중심이 되는 지역이었으며, 2020년 하반기부터 2021년 상반기까지 총 566억 달러를 조달하여 전체 투자자금의 약 65%를 차지하였다. 중국은 같은 기간 동안 90억 달러의 기후기술 투자가 집행되었던 반면, 유럽은 모빌리티 및 운송수단 부문에서 전년 동기 대비 약 500% 성장하면서 183억 달러가 투자되었다.
기후 영향에 대한 미개척 잠재력이 있는 솔루션에 투자 기회가 존재한다. 분석된 15개 기술 분야 중 배출 감축 잠재력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상위 5개 기술 분야에 2013년부터 2021년 상반기까지 총 기후기술 투자액의 25% 정도가 투자되었다.
기후기술 시장은 빠르게 성숙하는 투자 자산군으로 투자자에게 상당한 금전적 수익을 제공하는 동시에 대규모의 환경적 사회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기후기술은 개념 증명 단계를 훨씬 넘어섰고 매년 시장에 새로운 투자자들이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기후기술은 중요한 재무적 투자 기회가 되고 있지만, 배출량 감축과 관련된 내재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는 만큼 적절한 투자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기술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 않는다. 하지만, 기후기술은 배출량 감축을 가속화하고 지구온도 1.5도 상승 제한이라는 전 세계 기후 목표 달성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해결책으로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기후기술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거나 지구 온난화 영향대응을 목표로 하는 기술로 정의되며, 기후기술의 적용은 크게 다음과 같이 전 산업에 걸쳐 세 가지로 크게 구분될 수 있다.
1. 직접적으로 배출량을 감축하거나 제거하는 기술
2. 기후 변화 영향 적응 기술
3. 기후에 대한 이해도 향상
기후기술이라는 용어는 온실가스 배출 대응을 위한 다양하고 광범위한 기술 및 혁신과 이러한 기술이 적용되는 분야를 광범위하게 포괄하기 위한 광의의 개념으로 사용된다. 보고서 분석에 포함된 데이터에는 최소 100만 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한 경험이 있는 신생 기업에 대한 사모 펀드 및 벤처 캐피탈 투자가 포함되었다. 분석된 자금 조달 유형에는 지원 보조금, 엔젤, 시드, Series A-H 및 IPO(SPAC 포함) 등이 포함되었다. 벨류에이션 데이터는 Dealroom.com 및 언론 보도 내용을 활용하였다.
보고서에 사용된 데이터는 유럽과 북미 시장 데이터가 보다 광범위하게 수집되었으며, 이에 따라, 본 분석은 중국 및 전 세계 기후기술 투자 규모를 다소 보수적으로 추정했을 수 있다.
기후기술 투자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급속하게 성장한 이후 정점에 오른 뒤 전 세계 경제 동향과 COVID-19에 따라 전반적인 벤처캐피털(VC)과 사모펀드(PE) 시장과 더불어 안정세에 접어 들었다. 그러나 기후기술 투자는 2021년 상반기에 들어 비축된 자본이 ESG 분야에 집중되면서 강력한 반등세를 보였다.
PwC는 벤처캐피탈, 사모펀드, 기업 VC, 엔젤 투자자, 자선가 및 정부 기금 내에서 6,000명 이상의 투자자들을 추려냈다. 이들 투자자들은 2013년부터 2021년 상반기까지 3,000개 이상의 기후기술 스타트업에 자금을 투자했으며 약 9,000번의 펀딩 라운드를 완료했다.
2020년 하반기부터 2021년 상반기에는 약 2,500명의 투자자가 활발한 활동을 보였으며, 약1,400번의 펀딩 라운드에 참여했다. 이전 12개월 동안의 1,600명 미만의 투자자 수와 비교하면 이러한 투자자 수의 증가는 보다 광범위한 투자자들이 기후기술 관련 자산을 투자 대상으로 고려하기 시작했으며, 이에 따라 기후기술 거래에 대한 경쟁이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후기술 유니콘의 수는 78개로 늘어났다. 가장 많은 수의 유니콘을 배출한 분야는 모빌리티 및 운송수단이다.
전기차, 마이크로 모빌리티 및 기타 혁신적인 운송 모델이 계속해서 많은 투자자의 관심을 끌면서 모빌리티 및 운송 과제 분야는 계속해서 가장 많은 투자를 받고 있다. 2020년 하반기와 2021년 상반기에 가장 많은 투자를 유치한 10개의 스타트업 중 8개는 모빌리티 및 운송 분야에서 나왔다.
성장률 측면에서 모빌리티 및 운송 분야가 선두를 달리고 있으나, 2019년 하반기부터 2021년 상반기까지 산업, 제조 및 자원 관리(IM&R) 및 금융 서비스 분야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바로 뒤를 따르고 있다. 유일한 수직 과제인 건설 환경(Built Environment) 분야가 20%의 성장률로 90% 미만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수평과제인 온실가스 포집, 제거 및 저장과 기후변화 관리 및 보고 분야는 각각 전년 대비 27% 및 16%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각 과제 분야의 성장 동인에 대한 보다 상세한 사항은 첨부된 보고서에서 확인 가능하다.
기후 기술 유니콘 수는 78개로 증가했다. 가장 많은 유니콘을 배출한 분야는 모빌리티 및 운송(43개) 분야 였으며, 식량 농업 및 토지 이용(13개), 산업, 제조 및 자원 이용(10개) 및 에너지(9개)가 그 뒤를 이었다.
운송은 전 세계적으로 배출량이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배출원이며 1990년 이후 71% 증가하여 현재 전 세계 배출량의 16.2%를 차지한다. 따라서, 전기차로의 전환은 그동안 배기 가스 감소에 가장 선호되고 있는 방안이며 또한 수송용 합성연료 등 녹색수소의 발전은 미래 수소경제의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운송 수단의 탄소 배출량이 GDP 성장과 명확하게 분리되지 않는 한 여객 및 화물 운송 산업의 현재와 같은 성장은 배출량 감축을 위한 노력을 반감시킬 수 있다. 그래서 전기 운송은 넷제로 전환에 매우 핵심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2020년 2분기부터 2021년 1분기까지 벤처 자금의 약 65%가 미국의 기후 기술 스타트업(566억 달러)에 투자되었다. 두 번째로 중요한 지역은 유럽으로 183억 달러, 중국이 102억 달러로 3위를 차지했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지난 12개월 동안 전년 대비 평균 208%의 투자가 증가했다. 중국 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증가율은 평균에 못 미쳤지만 여전히 138%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대부분의 자금 조달은 여전히 지리적으로 분리되어 이루어지고 있지만 신흥 시장들이 더 많은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북미와 유럽의 기후기술 스타트업들은 같은 지역 내 투자자로부터 약 80%의 자금을 조달했지만 중국 스타트업 기업과 아프리카 스타트업 기업의 경우 같은 지역 내 투자자 비중이 각각 55%와 40%로 감소했다.
2021년 올해의 기후기술 보고서에서 PwC는 기술 성숙도, 부문별 티핑 포인트에 대한 근접성, 배출 감축에 대한 잠재력 및 투자 규모 간의 연관성을 조사하는 새로운 분석을 진행하였다. 이 보고서는 15개 기후기술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가장 빠른 속도로 탄소 감축을 가능하게 하는, 가장 잠재력이 높은 솔루션이 규모 확장에 필요한 자금을 제대로 확보하고 있는지를 검토하였다.
분석 결과, 아직 미개발 잠재력을 가진 분야가 여전히 상당하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분석된 15개 기술 영역 중 2050년까지 미래 배출량 감소 잠재력의 80% 이상을 가진 상위 5개 부문은 2013년부터 2021년 상반기까지 기후기술 투자의 25%만 받았다.